한국형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시스템

LH 미래기술연구실 오정익 수석연구원/공학박사 


한국형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시스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효 소멸, 부산물은 텃밭 퇴비로 

실용화 잘 되면 세계 어느 곳에도 적용 가능할 것


LH 오정익 박사가 연구 책임을 맡아 개발한 음식물 쓰레기 발효·소멸장치 



어떤 점에 착안해서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시스템을 고안하게 되었는지요?


지난 2012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에 확대 실시되고, 그 다음해엔 음식물 폐수의 해양배출이 금지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저감과 자원화 관련 기술 수요가 증대되었습니다.


오정익 수석연구원


특히 공동주택은 전국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발생원입니다. 연간 공동주택 약 6만 호를 건설해 온 LH 입장에서는 쾌적함과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인 자원순환개념을 접목한 차별화된 공동주택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공동주택 입주자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환경의식 또한 높아지면서 음식물쓰레기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는 시기이기에 더욱 시의성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공동주택 단지 내에서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 미션을 가지고 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즉 침출수·응축수 등 물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첫째이고, 둘째는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셋째는 소리가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적용된 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크게 두 가지 기술로 이뤄져 있습니다. 음식물이 자체적으로 빠르게 부패할 수 있도록 하는 목질바이오칩을 제조하는 기술이 하나이고, 두 번째는 목질바이오칩과 음식물을 교반하고 최종부산물을 숙성조에서 바이오 연료나 퇴비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발효·소멸장치에서 목질바이오칩과 음식물쓰레기를 30~40℃에서 혼합 교반해 발효반응을 진행함으로써 투입 음식물쓰레기 약 90% 이상이 소멸처리됩니다. 목질바이오칩은 목질세편을 무균처리하고 복합효소를 첨가해 미생물 서식지 제공을 최적화하는 기능을 합니다.


다른 유사 기술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건조가열, 미생물 주입 방식과 비교해 발효소멸기술은 무게 감량률(95%)이 현저히 높고, 산성도나 염분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운전 비용도 월 9000원으로 다른 방식에 비해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기존 쓰레기 처리방식(음식물쓰레기 → 차량 이송 → 최종처리) 대비 초기 건설비는 약 24%, 쓰레기 처리비는 약 91%, 입주자 관리비는 약 4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타 방식과 비교한 미생물처리기술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요?


2011년 7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약 220일간 LH 수서국민임대 단지에 음식물쓰레기 발효·소멸장치(하루 100kg 처리용량)를 제작·설치하고 모의 운영하는 실증실험을 통해 목질바이오칩 및 발효·소멸장치의 처리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했습니다.


실험기간 동안 누적 투입한 음식물쓰레기 총량 대비 발생되는 최종 부산물량으로부터 90% 이상 처리효과가 나왔습니다. 즉 누적 투입량 2465kg 대비 부산물 145kg이 배출된 것입니다.


목질바이오칩과 음식물쓰레기의 혼합물 농도(pH, 유기물량, 염분)도 일정하게 유지돼 안정적인 반응성능을 나타냈습니다. 

 


최종 부산물의 성분도 비료공정규격에 적합해 퇴비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실험장치 주변 1~2m 범위에 악취 기준치를 만족해 단지 내 쾌적성 확보도 가능했습니다.


올해는 대전광역시 유성구가 추진하는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시범사업”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지난 3월 5일, 대전 유성구 덕명동에 있는 덕명 하우스토리 아파트에 발효•소멸장치를 제작•설치하고, 90세대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RFID 시스템을 도입해 세대별로 배출한 쓰레기양을 적산해 “음식물쓰레기종량제”의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고, 장치 외관을 콤팩트하게 개선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싶은 공간이 되게 디자인을 새롭게 했습니다.


이 사업은 유성구청에서 입주민과 장소 설정, 장치 운영비를 제공하고, 참여기관은 장치를 제작·설치·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구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한 후에 보완•개선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퇴비나 연료로서의 기능을 보장할 수 있나요?


음식물쓰레기 발효·소멸 처리 후에 발생되는 최종부산물은 수분함량이 70~80% 저감되고, C:N이 500:1에서 25~35:1로 저감돼 퇴비, 바이오연료 원료로 활용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농림부 비료공정규격에서 비료는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구분하고, 보통비료는 무기질 질소 비료 등 12종류로, 부산물비료는 그린1급퇴비, 퇴비, 부숙겨, 부숙왕겨 또는 부숙톱밥 등 13종으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개발한 기술에서 발생되는 최종부산물은 유기물 30% 이상의 부석왕겨 또는 부숙톱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폐기물 연료별 발열량을 보면, 신문지의 경우 1kg당 발열량이 5100kcal이고 톱밥과 목질세편은 1kg당 발열량이 4000kcal, 4100kcal이었습니다. 슬러지 고형연료의 경우 발열량이 1kg당 3500kcal이고, RDF의 경우 발열량이 1kg당 4800kcal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음식물쓰레기를 목질바이오칩에 의해 발효소멸 처리한 후의 최종부산물의 경우, 음식물쓰레기 무게가 감량되고 유기물이 분해되며 잔류량이 미량이 되고, 대부분은 목질세편이 잔존하게 됩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슬러지 고형연료(RDF)에 유사한 발열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목질바이오칩을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발효·소멸방식을 공동주택 단지에 적용하게 되면 최종부산물을 바이오연료화 하는 것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 제기는 없었나요?


LH 수서단지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시스템의 현장실험을 실시하는 기간 동안에 악취 발생은 없었습니다.


하절기·추절기·동절기별로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현장 실험장치 혼합 반응조 내부공기, 탈취장치 배출공기, 주변공기를 채취해 암모니아류, 알데하이드류,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냄새물질을 측정 분석했습니다. 


현장 실험장치의 혼합 반응조에서 목질바이오칩과 음식물쓰레기의 혼합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반응 초기의 하절기보다 반응시간이 지속돼 안정화 된 추절기, 동절기로 갈수록 냄새물질의 농도가 낮아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음식물쓰레기 제로 하우스 현장 실험장치 주변 1m, 10m를 부지경계선으로 할 때에 지정악취물질 배출허용기준의 암모니아류, 알데하이드류, 휘발성 유기화합물 기준치를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시범사업이나 상용화를 구상하고 계신지,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


향후 LH는 음식물쓰레기 제로 배출 고품격 공동주택 건설을 선도해 입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단지 내 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은 지저분한 기피 시설로 치부되기 쉬운 공간이었지만 음식물쓰레기 발효•소멸처리 시스템을 적용하면, 생산되는 퇴비를 매개로 한 텃밭 가꾸기 활동 등을 통해 입주민 간 커뮤니티 활성화를 돕고 신사업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공동주택 단지 내 쓰레기 줄이기 운동 등을 통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에 따른 수거료 부담도 줄이고, 수거 차량의 운행을 줄임으로써 LH가 국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처 퓨쳐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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