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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는
2015.05.27
혹한의 겨울을 지낸 탓인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어버린 나무가 생겼습니다. 목련도 세 송이 피고선 오월도 중순이 된 이제야 잎만 돋아나고 있지만 캐나다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긴 겨울 끝자락, 4월말부터 피어나는 튤립 수선화 히야신스 등 구근 화초들 덕분에 늦은 봄이 화사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날씨도 화창해져 친하게 지내는 이웃 앤을 집에서 점심이나 하자고 초대했습니다. 작년 초겨울에 보고 이제야 만나는 것입니다. 한 단지 안에 살아도 겨울 동안 꿈쩍도 안 하니 서로 보지 못한 지가 5개월은 되는 듯합니다. 샐러드와 군만두, 녹차로 간단한 점심을 함께하며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캐나다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5위라고 하는데 그만큼 국민이 행복한가? 많은 것이 불편하고 답답한 것을 참는 경우도 많은데 과연 세계 5위일까? 허심탄회하게 이민자가 아닌 캐나다 토박이인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녀와 나는 수시로 캐나다 정부와 사회의 문제점을 얘기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앤과 내가 공감한 캐나다가 살기 좋은 점은1)범죄율이 낮다(미국에 비하면 총기사고도 별로 없고 이민 온 후 이십여 년 동안 마약단의 집단 범죄를 제외한 살인 등 강력 범죄는 4회 정도였던 걸로 기억). 특히 혈육 친족 간이나 부부간의 금전 때문에 벌어지는 살인, 부모를 죽인 패륜적 사건은 이민 온 후 거의 없었음.2)안전한 사회(성 폭력이나 어린아이 성추행이 거의 없다)3)자연환경이 깨끗하다. 공기가 맑고 수질도 깨끗하다.4)자원이 많다(아직도 캐나다 땅의 자원은 반도 개발되지 않았음).5)국가나 사회의 부정부패가 없다. 6)의료 서비스가 느리고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무상의료이다.7)노동법 규정에 따라 시간 외 임금을 철저히 지불하는 등 노동력 착취가 없다.8) 인종차별 문제가 미국보다 덜 터진다(20년 전만 해도 미국보다 인종차별이 심했지만 미국처럼 자주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여 총격으로 유색 인종을 죽이는 일이 없고 총 소유가 미국처럼 자유롭지 않음).이런 장점이 많음에도 실제로 피부로 느끼는 것은 불편한 점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캐나다인의 행복지수 수치는 정서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은 한국처럼 정치적 이념이 서로 달라 매번 사생결단하듯 싸우는 일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추한 행태를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에 대한 불평불만도 잘 참습니다. 빈부 격차를 강조하는 풍토도 없고 현저히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모두 분수대로 살며 대학을 가지 않으면 사람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의식조차도 없고 남을 의식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합니다. 명품으로 감고 나선다고 해서 누가 쳐다보아 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럴 필요도 없고 부자는 능력이 있으니 부자인가 보다 생각하며 비교하지도 않고 욕하지도 않습니다. 허영과 허세가 없습니다. 내 멋대로 살며 남에게 신경 쓰지도 않습니다.그런데 한국 사회의 인프라는 캐나다보다 훨씬 편리하게 개발되었고 사회구조가 빠르게 움직입니다. 사회적 인프라는 중진국을 지나 선진국 수준이지만 국민의식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47위라면 그것은 한국 사회의 버려야 할 독특한 정서, 타인과의 비교 습성, 체면과 겉치레, 타인 흉내 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정치 사회도 군도 심각하게 부패 오염되어 있어 앞으로 한국의 미래가 우려될 정도입니다. 아마 이것은 어쩌면 물질과 공짜를 좋아하는 풍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남의 돈을 쉽게 받아 치부하려는 경향이 심각하며 물질 때문에 부부 부모 형제를 죽이는 패륜 행위도 세계에서 으뜸일 것입니다. 모두 분수대로 살면 되는 것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남과 똑같은 집과 옷 그리고 사치품 장식품 갖기를 원하는 욕망이 많으니 행복할 수 있을까요.숭례문에서 북악산을 바라보며 경복궁까지는 한국의 역사와 긍지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곳으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길입니다. 조선 시대의 사진을 보면 육조거리와 조화롭게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경복궁과 광화문의 자태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특히 인왕산 안산에 진달래가 피어나고 연둣빛 잎들이 피어나기 시작할 무렵은 더 합니다. 그런데 이런 봄에 크지도 않은 궁궐 앞에서 시위와 불법적 폭력을 자행하는 일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 서로 타협을 하기는커녕 너 죽고 나 죽자는 정서, 이것은 50년 전보다, 30년 전보다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 데다 모스크바의 크렘린 광장병이 든 사람이 있는지, 교통체증을 무시하고 경복궁 앞에 더 크게 광장을 넓힌다는 발상과 욕심, 한국미를 전혀 모르는 그 무지함이 국가를 망칠까 무섭기만 합니다. 거대한 광장이 균형미를 깨트리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 중국의 자금성 앞도 아니고 천안문 앞도 아닙니다. 잔잔한 게 아름다운 나라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와 공무를 집행하는 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낮을 것입니다. 풋고추에 찬밥 한 덩이 물에 말아 먹어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수성찬을 먹어도 행복하지 않고 결국 목매 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과 비교하면 끝없이 불행해질 텐데. 내게 주어진 것 외엔 바라지 말고 과시하지도 않는 생활,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은 빨리 포기하고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해야 행복해지겠지요.
필자소개
오마리
미국 패션스쿨 졸업, 미국 패션계에 디자이너로 종사.현재 구름따라 떠돌며 구름사진 찍는 나그네.
박대문의 야생초사랑
갯무(십자화과) Raphanus sativus for. raphnistroides MAK
사파이어 하늘빛이 곱게 펼쳐진 무한 창공 아래 에메랄드 바다 빛이 넘실거리는 끝없이 너른 바다! 이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이 어느새 사라지고 파란 희망과 꿈으로 충만한 영과 육이 팔딱거릴 것만 같은 제주 서안 협재 해변의 환상적인 갯무꽃 풍광입니다. 꿈인 듯 생시인 듯 가늠조차 힘든 눈앞의 절경!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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