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3개나 합격했냐고 물으신다면" - 공무원 합격수기
남승연/지방직·서울시 보건직 9급, 국가직 일반행정직 9급(2014년 합격)
합격수기를 남긴 이유
‘그만두고 싶은 유혹은 막 성공하려고 하기 직전에 가장 강할 것이다.'
이번 연도 저를 버티게 해준 한마디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너무나 운이 좋아, 세 개의 시험에서 최종 합격을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수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공무원 시험을 생각했을 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냥 불빛 하나 없는 망망대해에 혼자 떠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나는 결국 어떻게 될까?’ 등 정말 많은 물음들이 저를 힘들게 했고, 어느 누구에게 물어도 저에게 속 시원한 대답을 주진 못했습니다. ‘내가 준비하려는 보건직은 과연 어떤 건지’, ‘무슨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후배 공무원을 위해 합격수기를 남기게 된 이유입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영어:최대의 적이지만 반드시 넘어야할 산
저는 2013년 1월 중순부터 시작했습니다. 시험이 8월이었는데 7개월밖에 안 남았지만 영어를 잡지 않고는 합격이 어림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영어 먼저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어성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사실상 합격하기 힘들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어기초 쌓는 데에는 수능 관련 책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영어공부를 거의 해 본적이 없을 만큼 실력이 좋질 않아서 고등학교 수능교재의 천일문이라는 책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그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땐 이걸 언제 다 보고 공무원영어를 공부할까 싶었는데, 영어만큼은 기초가 반드시 잡혀있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저는 수험생활을 시작하던 그 날부터 시험 바로 전날까지 오전 4시간은 무조건 영어만 공부했습니다. ‘시험 막바지에는 영어를 줄이고 암기과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저는 영어가 저의 최대 약점이었기 때문에 줄일 수 없었습니다. 만약 공에 홈이 파여 있다면 그 공은 똑바로 굴러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부족한 과목이 있으면 합격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부족하고 하기 싫은 과목인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메우고 그 과목을 정복해 버리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는 특히 시험장에서 ‘긴장감’의 영향을 제대로 받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평소에는 어느 정도 글이 읽히다가도 시험장에 들어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증상을 경험하곤 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영어 단어카드 |
항상 아침에 모의고사를 풀고, 종이카드에 모르는 영단어를 빼곡히 적어 넣었습니다. 한 300장은 만든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밥 먹을 때 항상 외웠고 산책할 때도 외웠습니다. 도서관 왕복할 때는 물론 밥조차도 그냥 놀면서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시간들이 모여 결국은 큰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기에 밥 먹고 양치하는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국어:기출을 바탕으로 기본서를 정복하라
저는 독학을 했는데 시작을 일단 기출문제집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며 1시간동안 3∼4장 정도의 아주 느린 속도로 볼 수밖에 없었는데 기출 문제집을 먼저 봐야 해당과목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 같은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그래도 저는 참고 그냥 봤습니다. 기출문제집을 볼 때에 문제를 푸는 게 아니고 그냥 그 문제 자체를 외우는 게 중요합니다. 문제에 나온 모든 보기와 고친 정답을 말입니다. 공무원 문제는 일정한 유형이 있습니다. 기출에 나온 내용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달 외울 정도로 숙지하셔야 합니다.
기출문제를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터득되는 게 있습니다. 주로 나오는 주제, 유형,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나오던 곳에서만 나오는구나’하고 공부해야 할 분량이 정해지는 느낌이 오실 겁니다. 예를 들어 형태소 분석은 2012년 국가직 9급, 지방직 7급에 나왔으며 2013년 서울시 7급 기출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최신 경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2014년 시험에 당연히 나올 줄 알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요즘 '대세'이니까요. 문제를 풀다보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것이 공부의 1순위입니다. 기출문제집의 무한반복으로 기출이 숙지가 되면 어느 정도 길이 보입니다. 그 이후에 강의나 기본서를 보게 되면 내가 어느 부분을 집중해야 할지 구분할 수 있게 되며 보는 눈이 생깁니다.
기본서를 보기 시작하신다면 기출에 빈출되는 내용이 있을 거예요. 그걸 뼈대로 삼아 그 빈출 주제를 중심으로 기본서에 살을 붙여 나가시면 됩니다. 기출문제로 나왔던 내용에 대해서는 완벽 마스터하고, 더불어 그 근처에 있는 내용까지 보너스로 함께 봐두는 것이죠. 수험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는 기출된 내용을 습득하는 것입니다. 괜히 남들에게 뒤쳐질까봐 어려운 부분을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남들이 다 틀릴 만큼 어려운 문제는 나도 틀려도 됩니다. 이 시험은 100점을 받아야 합격하는 건 아니니까요. 대신 남들이 틀리지 않는 문제는 무조건 다 맞혀야 합니다.
특히 실용국어(문법) 부분은 반드시 다 맞혀야 합니다. 범위가 정해져있고 공부하면 할수록 성적이 나오는 부분이거든요. 비문학 같은 경우도 기출로 충분히 해결이 됩니다. 공무원 시험이 공개가 된 이후부터 정답논란에 굉장히 민감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 안에 다 답이 있어요. 분명 지문 안에 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출문제로 그 이유를 찾아내는 연습을 하시면 됩니다. 지문을 쪼개서 답이 되는 이유를 분석하시고 ‘왜 이 답이 나올 수밖에 없나’하는 의문을 가지고 기출문제를 푸시면서 연습하면 됩니다.
고전문학은 마찬가지로 기출 보면서 수능교재를 이용했습니다. 수능교재 보면 조그만 책자로 돼서 해석을 잘해둔 책이 있는데 거기에 기출이 된 작품을 체크해 두고 틈틈이 반복해서 봤습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 보면 어떤 고전을 만나도 대충 의역이 됩니다. 한자는 7급과 서울시 시험은 꼭 해야하지만, 9급 국가직, 지방직만 보신다면 굳이 안하셔도 되지만 사자성어는 한자만 보고서도 무슨 뜻인지 다 알아야 합니다.
기본서를 엄청 보다보면 사소한 내용도 눈에 많이 익게 되는데, 그게 시험장에서 많이 나오더군요. 지겨워 죽을 것 같지만 눈에 바른다는 생각으로, 뇌에 박는다는 생각으로 보고 또 보세요. 그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문제를 풀게 되고 설사 찍는 순간이 오더라도 감으로 맞힐 수 있게 됩니다. 분명 어디서 봤기 때문입니다. 국어의 기본서 같은 경우에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정말 많이 반복해서 봤습니다.
국사:기출문제를 바탕으로 암기할 부분은 확실히 암기하라
국사는 정말 기출문제가 중요합니다. 저는 공무원 공부 시작할 때 고조선 다음에 삼국시대고, 고려시대 지나면 조선시대라는 것 정도만 알았는데, 강의 없이 그냥 기출문제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국사에 출제되는 주제나 지문들은 거의 기출의 재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출 수록문제가 가장 많은 탐구기출을 메인으로 삼았고, 기본서가 있었으나 2∼3번만 보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기출을 보시는데 이 기출을 푸는 게 아니고, 그 문제에 나온 지문 하나하나를 다 외우는 겁니다. 문제에 나온 질문과 그 옳은 보기들을 그냥 다 외웠고, 틀린 문항은 고쳐서 그걸 또 외웠습니다. 저는 그 지문 자체를 저에게 체화시켰는데 기출 문항이 몸에 체화가 되면 시험장에서 한 문제당 30초가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딱딱 풀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국사 요점정리 |
제일 처음 기본적인 사항을 기록해 둔 다음, 문제집을 풀 때마다 모르는 것이 나올 때 다른 색 펜으로 보충내용을 써놓는 방식입니다. 나중에는 이것 하나만 봐도 국사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까지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기출문제집을 수십 번 회독한 만큼 이 카드도 그만큼 봤고, 실제 시험장에서도 이 카드가 머릿속에 통째로 저장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종에 관한 문제가 나왔을 때 나도 모르게 카드 상부에 있던 ‘의방유취’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느 하나를 정말 많이 반복했을 때 이러한 경험은 여러분들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사는 정확한 암기가 생명인 만큼, 한 가지 교재를 수없이 반복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능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중요한데 거기에 좋은 사료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무원 시험에서도 수능이나 한능검에 나왔던 사료를 다시 쓰기도 합니다. 수능기출이나 한능검 기출문제집을 푸신다면 사료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국사만큼은 현재까지 기출된 시험이 많기 때문에 예상문제집 이런 거 다 필요 없이 각종 기출만 섭렵하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중보건&보건행정:이미 공부해봤다고 얕보지 마라
전공은 수탁이냐 비수탁이냐에 따라 공부방향이 달라져야 합니다. 2013년부터 공중보건과 보건행정은 비수탁으로 출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수탁 시험은 문제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약간 지엽적이라 기본서를 꼼꼼히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꼼꼼히라는 게 애매모호한 단어이긴 한데 제가 느끼는 그 ‘꼼꼼함’이란 기본서의 모든 내용을 쭉 읽되 최대한 내용을 머리에 새기면서 좀 쓸데없어 보이더라도 그래도 눈에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과목역시 기출문제집을 기본으로 공부해 가시면 됩니다. 타 과목에 비해 기출문제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기출에서 많이 반복되는 편이니 기출을 우선 숙지하시는 것이 점수를 단기간에 올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기출문제를 반복하시다보면 마찬가지로 빈출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기본서를 보실 때 해당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해 나가시면 됩니다. 타 과목은 기출문제집을 더 많이 보라고 조언해드리는 편이지만 특히 비수탁일 경우 전공만큼은 기본서를 중심으로 공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국가고시 때 이미 공부해봤다는 이유로 약간은 만만히 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국가고시와 공무원 시험이 다루는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시 때는 비교적 얕게 공부해도 괜찮았지만 공무원 시험에서는 지엽적인 부분까지 알아야 고득점이 나오게 됩니다.
익숙한 과목이라는 생각에 시험 임박해서 보기보다는 최소한 4달 전부터 전공과목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잘하게 외울 사항이 정말 많은 과목이다 보니 정확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국사 이상으로 꼼꼼하고 정확하게 해당 내용을 암기하시기 바랍니다. 정확히만 외운다면 깊이 사고해야 하는 문제는 나오지 않으므로 고득점이 쉽게 가능한 과목이니 시험에 임박해서는 전공과목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시면 효율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중보건이야 보통은 대학교 때 다들 하는 거니까 큰 문제는 없는데 중요한건 보건행정입니다.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보통 보건행정 전공과목 책을 발췌독을 한다든지, 아니면 절반정도는 행정학과 내용이 겹치므로 시중에 있는 행정학 요약집을 따로 사서 그걸로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행정학 기출문제도 웬만한 건 다 풀어봤었는데 서울시 사회복지직 필기합격 때(95점)나 국가직 최종합격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습니다.
제가 보건직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일행직 시험에도 붙을 수 있었던 건 보건행정을 공부하면서 범위가 겹치는 행정학 과목을 나름 심도있게 공부했고, 또한 2013년에 그냥 응시했던 시험들에서 행정학 점수가 잘 나왔기 때문에(각 90점)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비교적 커트라인이 낮은 우정사업본부를 지원하는 등 전략적으로 원서접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선택과목은 사회였는데 수험공부를 따로 하진 않았으나 제가 수능시험을 볼 당시 4과목 전부 1등급을 받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죠. 운이 많이 작용한 사례이긴 한데, 제 나름대로는 공부도 좀 했고 전략을 잘 짰다는 게 비결이었습니다.
수험생활하며 느낀 모든 것
그날 그날 공부한 내용, 범위, 공부시간, 느낀 점을 공책에 기록하다. |
수험생활은 절대 길게 잡으시면 안 됩니다. 2∼3개월이 남았는데 첫 도전이 아닌 이상, 무조건 그 해 합격을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컷 근처라도 가보게 되고, 자신의 공부 방향에 확신을 갖게 되며, 다음에 계속 공부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난 영어가 안 되니까 합격은 내년쯤으로 잡자', ‘아직은 난 부족할거야. 후년쯤이면 적당하겠구나' 이런 생각은 일찌감치 쓰레기통에 버리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급박한 상황이 오면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곤 합니다. 저는 백수시절 가만히 놔두면 오후 2~3시까지도 잘 만큼 게을렀습니다. 하루종일 TV와 컴퓨터만 하고 말입니다. 이런 저도 긴장을 하게 되니 아침 7시에 눈을 번쩍 떠서 8시에 도서관에 가서 앉게 되더라고요. 제 스스로도 놀라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험생활의 키포인트는 ‘절실함’과 ‘다급함’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의지를 최대치로 끌어 올립니다. 저는 남들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했다는 불안감과 꼭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단 하루도 후회 없이 보내려고 했고, 1분1초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1년차 때 7개월을 공부하면서 딱 3일 쉬어봤고, 도서관 이외의 외출은 한 번밖에 안했습니다. 아침에 보통 9시쯤 도서관에 오면 밤 12시까지 화장실 두세 번 말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도 하루에 5분 미만이며, 포털에 뉴스 한번 클릭해 본 적 없었습니다.
1년 반 동안 책상에 엎드려 자본 적도 없습니다. 그 자세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그럴 바엔 스트레칭을 하며 쉬러 나갔습니다. 스톱워치를 이용했는데 스톱워치가 켜지는 그 순간부터는 단 한순간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제 머릿속에 공부 이외의 다른 잡생각이 나는 게 제 스스로에게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그만큼 급했고, 절실했고, 꼭 합격하고 싶었거든요. 공부할 때 머릿속은 온통 공부생각 밖에 없어야 합니다. 가족관계, 친구관계, 직장관계, 사회이슈 등 이 모든 것은 내 인생에 없습니다. 그냥 난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남들은 친구도 만나고 밖으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나가고, 전화도 하고 얘기도 하는걸 보긴 했지만 저에게는 다 사치라고 느껴졌습니다. 밥 먹는 그 20분이 너무 아까워서 영어 단어카드를 항상 손에 들고 다녔고, 집에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도 단어카드나 사자성어를 외우곤 했죠. 나중에는 그 시간도 아까워서 왕복 20분이 절약가능한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집에 와서는 종아리 주무르는 기계를 하면서 단어책을 외웠습니다. 하여튼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시험이 경쟁률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 붙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남들에 비해 머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려면 단지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하루에 15시간이나 책상에 앉아있었지만 일주일에 단 3~4시간 쉬는 것조차 두려워할 만큼 누가 보면 정말 미친 사람처럼 공부밖에 모르며 1년 반을 보냈습니다.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은 저에게 “그렇게 빨리 3개씩이나 붙었냐.”며 “생각보다 금방 되네?” 이렇게 말을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 뒤에는 정말로 치열하고 힘겨운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자정에 달을 보며 집으로 가는 길에 남몰래 울던 날도 많았고, 핸드백을 들고 정장을 입은 또래들을 보며 ‘내 인생도 이렇게 바닥까지 칠 수 있구나’이랬었는데, 다 붙고 나니 신기하게도 그때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늦잠자고 싶었지만 도서관 가길 잘한 것 같고, 졸릴 때 기운내서 책 한번 더 본 게 너무 대견하고, 집에 가고 싶었지만 목표량 다 끝낸 것 이 너무나 기특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수험생이 있으시다면 이왕 도전하기로 한 시험이라면, 이왕 이렇게 된 거 짧은 이 몇 개월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날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이 시간들 조금만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텐데 다 잊어버리게 될 테니 한번만 꾹 참고 다시 힘내봅시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출처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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