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MB정부 자원개발 27조원 투자, 회수 불투명"

노무현 정부 3.3조 투자

자원개발 확정손실만 3조 4천억원 넘어



한국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 현황(2009년 9월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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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은 3일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사가 그동안 해외 자원개발에 31조 4천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 34조 3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지만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 하다고 밝혔다. 


감사원 김영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진행한 감사원의 해외 자원개발사업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MB 27조 Vs 노무현 3.3조 

감사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에 16조 9천억원, 가스공사는 10조 6천억원, 광물자원공사는 3조 9천억원 등 모두 31조 4천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정부 당시 투자액은 모두 3조 3천억원이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 투자가 급증해 석유공사 15조 8천억, 가스공사 9조 2천억, 광물자원공사 2조원 등 27조원 가량이 투자됐다. 


따라서 이들 3개 공사의 투자금 대부분이 '자원외교'를 주요 국가정책으로 지정해 추진한 이명박 정부 당시 투입된 것이다. 


(왼쪽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료사진)또, 향후에도 석유공사 15조 3천억원, 가스공사 17조 9천억원, 광물자원공사 1조 1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지만 이런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김 총장은 "추가 투자금은 2018년 까지 20조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에 대한 조달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석유공사은 13개 사업에 9조 3천억원, 가스공사 13개 사업에 9조 8천, 광물자원공사 10개 사업 1조 1천억을 2018년까지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12개 사업 평가 조작해 고가 매수 

감사결과 이들 3개 공사가 투자한 12개 사업(사업비 15조 2천억원)에서는 기대매장량이나 수익률을 부풀리는 등 경제성을 과다 평가해 1조 2천억원만큼 고가 매수했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정부 당시 투자한 사업은 2개이며 나머지 10개는 이명박 정부에서 투자됐다. 


그리고 현재까지 확정된 손실도 모두 19개 사업에 3조 4천억원에 이른다. 석유공사는 다나, 하베스트, 쿠르드 등 10개 사업에 대해 탐사실패, 매각손실, 사업철수 등으로 2조 6천 8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가스공사는 AD-7, 웨스트컷 뱅크, 우미악 등 4개 사업에서 사업철수, 공정가치 하락 등으로 7천억원의 손실을, 광물자원공사는 자파드노 등 5개 사업에서 3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감사원은 이같은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공사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고 사장 개인의 성과목표 달성 등을 위해 투자기준이나 의사결정 절차를 위반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M&A 성과목표를 달성해 경영계약상 의무 불이행에 따른 불이익을 피할 의도로 무리하게 하베스트 정유부문(NARL)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또, 석유공사는 숨베, 가스공사는 웨스트컷뱅크를 각각 매수하면서 손실을 알면서도 정부의 외형 확장 목표를 달성하거나 사장의 매입방치에 따르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유리하게 조작했다. 


이와함께 합리적인 경영자 관점에서 사업을 관리하지 않고 기존 투자비용(매몰비용)에 연연해 부실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것도 손실이 점점 커진 이유라고 감사원을 설명했다.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업이나 멕시코 볼레오 사업의 경우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한 참여사가 이탈했음에도 그간 투자비 손실이 두려워 참여사의 지분까지 인수하는 등 투자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투자 회수 방안 비현실적, 손실 불가피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 공사는 최소한 투자비 이상으로 실패한 사업을 매각한다는 비현실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감사원을 밝혔다. 


예를 들어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의 경우 그동안 3천 5백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2조 9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지분 일부(3천 7백억원)를 매각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수니파 반군(IS)이 사업장을 점령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그 결과 지난 2008년 이후 3개 공사의 부채 및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석유공사의 부채는 5조 5천억원에서 18조 5천억원, 가스공사는 17조 9천억원에서 37조원, 광물자원공사는 5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어났다. 


감사원은 특히 이들 공사가 단기 금융부채 위주로 조달한 해외 자원개발사업 투자비에 대해 자금 상환 압박이 심화되고 유동성 불안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재 차입금 상환과 추가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지만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사의 투자등급 하향 경고가 현실화 돼 투자부적격이 될 경우 이자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최근 5년간 석유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은 5단계(Ba2, 무디스), 가스공사는 3단계(BB+, S&P), 광물자원공사는 11단계(B3, 무디스) 각각 하락해 투자부적격으로 분류되지만 정부재정능력이 반영된 '종합신용등급'에서 간신히 투자적격을 유지하고 있다. 


감사원은 "각 공사는 투자비 증가분은 장기적으로 회수가 가능하다며 자금상환과 추가투자 재원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별 성과분석 후 기존 자산에 대한 매각 또는 추가투자 등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 공기업과 민간간 역할 분담 방안, 사업주체 민간 이양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번 감사는 책임을 지우기 위한 감사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이미 검찰에 고발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등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책임자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CBS노컷뉴스 임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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