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국으로 떠나는 숙련공들

이공계 "두뇌 유출 Brain drain" 

여전히 심각

내수 경기 침체 

국내 기업 경영악화 주요인


2014-04 기준 출처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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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경기 침체와 국내 기업들의 경영악화, 고용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고급 기술인력들이 해외로 이탈하는 "두뇌 유출"이 확산되고 있다. 두뇌 유출 현상이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면서 이를 연구하고 미래 국가경쟁력 악화에 대비할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 신설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동·중국으로 떠나는 숙련공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고급 기술인력들의 해외 유출은 특정 산업이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목적지는 주로 경제성장기에 접어든 중동과 중국에 쏠리고 있다.


울산 정유공장의 고참급 엔지니어는 "최근 5년새 대규모 정유시설 증설에 나선 중동 석유업체들이 초기 공장을 운영할 현장 인력으로 한국 숙련기술자들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며 "보수, 주택, 교육환경 등을 감안해 국내보다 3배 이상 좋은 대우를 제안해 이직하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저비용항공사(LCC) 난립 등으로 조종사 공급 수요가 부족한 항공업계는 중국과 중동 쪽에서 국내 대형항공사 기장과 경력직 승무원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국 항공사는 국내 인력이 원하는 그대로 급여를 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 고급 인력이탈이 심각해지면서 항공사들은 조종사 양성 교육 계획을 짜야하는 실정이다.


미용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아예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성형의들도 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성형외과 한 원장은 "국내는 임대료 부담과 과당경쟁 등으로 적자인 성형외과가 속출하고 있다"며 "한국의 절반 수준 투자비에 성형 수요가 폭발하는 중국쪽 진출을 알아보는 의사들이 주변에 꽤 있다"고 전했다.


돌아오지 않는 두뇌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고급 연구인력들의 해외 이탈이 중대 사안이 될 조짐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중 해외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한 비율은 21.8%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박사학위자 57.5%가 해외 취업이나 이주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저연령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해외 취업이나 이주계획이 있는 박사들 가운데 2년내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비중은 24.2%에 불과했다.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 박사 10명중 7명 이상이 3년 이상 체류를 희망했다. 아예 돌아오지 않겠다는 박사들도 9.4%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경쟁사 연구 인력에 계속 눈독을 들인다. 최근 중국 경쟁업체로 이직한 삼성전자 연구원 A씨는 "솔직히 과도한 업무에 지친데다 중국 업체가 지금보다 2배 많은 연봉과 더 나은 연구환경 등을 제시해 뿌리치기 어려웠다"며 "미래를 대비해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털어놨다.


"두뇌 공동화" 컨트롤타워 시급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 정책 연구나 관리당국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국내 두뇌유출 실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는 "IMD 두뇌유출 지수"가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IMD 지수는 60개국 고급 인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기반한다.


IMD 지수 20년 수치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는 1995~1997년까지 7점 안팎으로 두뇌 유출이 적은 국가였지만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5점대 이하로 추락했다.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9년 이후에는 3점대까지 떨어졌다가 2013년 4.63점으로 개선됐지만 지난해 3.74점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로써 지난해 두뇌유출 순위는 전년보다 9계단 하락, 하위권에 속하는 46위를 기록했다. 순위로 보면 두뇌유출 "위험국"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두뇌 공동화" 현상은 국가 지식·산업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범부처 차원의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영진 수석연구원은 "국내 고급두뇌들은 경직되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열악한 연구개발 수준, 불안정적인 일자리와 낮은 연봉 등을 해외 이탈의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며 "향후 핵심 고급두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뉴스 최갑천, 강재웅기자 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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