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마을 ‘친환경 에너지타운’ 뜬다
건설과학 Construction,Science/환경안전 Environment,Safety2015. 3. 9. 06:34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시범사업 로드맵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가 도시가스로 재탄생한다? 마법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곳은 강원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57가구 127명이 사는 이 작은 농촌 마을에서 국내 최초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삽을 뜬 ‘친환경 에너지타운’의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덕분이다. 이로써 하수처리장, 가축분뇨 처리시설 등 기피시설이 밀집되어 있던 마을이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고품위 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
친환경 에너지타운 사업은 지난해 1월 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과 같은 달 22일에 열린 다보스포럼을 통해 기본 구상이 공개됐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경제혁신 3개년 종합계획 추진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무조정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해 5월에 시범사업지를 선정했다. 시범사업지는 홍천을 포함하여 광주광역시 운정동,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 일원 등 총 세 곳이다. 친환경 에너지타운에는 깨끗하고 안심되는 환경뿐 아니라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환경을 통해 고품위 환경 복지를 구현한다는 정부의 비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친환경 에너지타운 추진 경과
에너지는 생산
‘님비’는 해소
친환경 에너지타운 건설은 소각장, 매립장 등 기피시설에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님비(NIMB : Not In My Backyard, 기피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극복하고 에너지 문제도 해결하는 새로운 사업이다. 홍천 시범사업은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간의 유사사업들은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혐기성 미생물로 소화시켜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발전하는 형태다.
하지만 홍천 시범사업은 같은 방식으로 생산한 메탄가스를 가스회사가 정제하여 도시가스로 전환해 지역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간 60만㎥의 도시가스가 생산되는데, 이는 750가구에 공급이 가능한 도시가스 양이다. 현재 소매곡리는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화목(火木) 등을 연료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도시가스로 전환하면 연간 가구당 91만 원(마을 전체 연간 4200만 원)의 연료비 절감과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홍천이 사업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소매곡리 마을 가구수는 57가구에서 63가구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타운이 환경과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이농현상과 고령화라는 농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홍천 시범사업은 혐오시설을 선호시설로 바꾸고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마을로 바꾸는 ‘제2의 새마을 운동’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홍천 ‘친환경 에너지타운’ 시범사업 로드맵
돈 버는 마을
‘창조마을’ 만든다
홍천 시범사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주민들이 사업의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다른 사업 주체들과 공유하는 것.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고형물은 퇴비로, 소화액은 액비(물 퇴비)로 각각 만들며 이 생산 공정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양질의 퇴·액비를 생산하여 마을 농경지에 공급함은 물론, 주민 일자리 창출과 함께 연간 5400만 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에는 주민이 직접 출자하기도 했다. 하수처리장 여유 부지를 활용하여 마을 주민과 SK E&S의 강원도시가스, 홍천군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340kW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태양광발전으로 연간 5200만 원의 수익 발생이 예상되며, 마을 주민들은 출자한 지분만큼 수익금을 배당받는다.
마지막으로 홍천 시범사업이 역점을 두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마을관광 활성화다. 홍천 강변을 따라 해바라기와 야생화 꽃길이 조성되고, 카약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환경개발 효과에 생태관광을 통한 수익을 더하면 주민들은 연간 1억 46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의 청사진은 시범사업을 토대로 친환경 에너지타운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해외수출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장기 저리의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을 하고 기업펀드와 연계(환경부, 고용노동부, LG 공동협약)해 협동조합 등에 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승훈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친환경 에너지타운은 창의적으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라면서, “님비 시설에 대한 국민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국내외에 자랑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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