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4개국 순방] 한-사우디 정상, 스마트 원전(Smart Reactor) 2기 건설 합의

국제 협력 확대 약속
창조경제협력 MOU 등 체결
살만 국왕 방한 초청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에르가궁에서 살만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제공=청와대)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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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의 중소형 스마트 원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로 했다. 이어 제3국으로 공동진출울 추진해 세계 시장 개척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리야드 에르가궁에서 살만(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 King Salman bin Abduaziz Al-Saud)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양국간 전방위적·상생의 파트너십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지난 1월 압둘라 국왕 서거에 대해 재차 애도의 뜻을 전달하고 동시에 살만 국왕의 즉위를 축하했다.

아울러, 살만 국왕의 영도 하에 사우디가 더욱 발전할 것이며, 중동지역 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제1위 원유공급국이자, 제1위 해외수주시장, 그리고 중동지역 최대 교역국인 사우디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한편, 향후 양국 관계를 아랍어 ‘라피끄(아랍어로 동반자)’에 비유하면서, 사우디의 장기전략 2024과 우리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간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감안, 창의와 혁신에 기반한 국가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개인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간 관계에서도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 양국 관계가 신뢰에 기초해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한편, 고위 인사 교류도 더욱 활발히 전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3일 오후
3일 오후(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참관한 가운데 양국간 해운협정, MOU 등이 체결되고 있다.(제공=청와대)

이에 살만 국왕은 “ ‘라피끄’의 진정한 의미는 ‘사막에서 먼 길을 가기 전에 친구를 정하라’”라며, “한국과 사우디가 신뢰에 기반해 호혜적인 이익을 향유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서 “양국 관계가 그동안 원유 수출입 및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면 앞으로는 이에 더해 원전, ICT, 신재생 에너지, 보건·의료, 투자, 보안산업 등 제반 분야로 협력 관계를 다양화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다양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살만 국왕도 “양국 관계가 그 동안 원유 수출입을 바탕으로 발전돼 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화돼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보다 많은 분야에서 MOU가 체결되고 충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살만 국왕은 “한국의 발전에 대한 사우디 국민들의 기대가 있는 만큼 양국간 상호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을 기대한다”고 언급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호혜적인 아이템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호응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3일 체결되는 ‘스마트 공동 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는 매우 의미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가 우리의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를 협력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기술적으로나 효용성 측면에서 ‘스마트한 선택’이었다.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자로 상용화를 양국이 함께 추진하게 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MOU에 따라 먼저 SMART를 사우디 내에 건설하고, 이후 제3국 공동진출도 추진하면, 함께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향후에도 양국의 협력이 지속될 것을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양국이 혁신 중심의 경제를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만큼, 양국간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체결되는 ‘창조경제 협력 MOU’ 역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3일 오후(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참관한 가운데 양국간 해운협정, MOU 등이 체결되고 있다.
3일 오후(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참관한 가운데 양국간 해운협정, MOU 등이 체결되고 있다.(제공=청와대)
한편, 박 대통령은 사우디 아람코사와와 한국 에스오일(S-oil)사에 대한 울산공장 증설 투자는 양국 간의 성공사례라고 언급한 뒤, 현재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일부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공기지연, 공사비 증가 문제 등 어려움에 대해 국왕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살만 국왕은 사우디는 타국에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상호 이익이 되는 일은 지원할 것이며, 양국 관계가 저해되지 않도록 한국회사가 사우디 내에 진출하는 동안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등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 및 중동지역 문제를 비롯 주요 국제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양국이 협력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가 역내 안정을 지탱하는 구심국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평가하고, 중동 유일의 G-20 회원국이자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와 양자 차원을 넘어 GCC 등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에 살만 국왕은 양국이 긴밀한 고위인사교류 등 협력으로 지역안정과 안보에 기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오는 4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7차 세계 물 포럼에 사우디 측의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고, 살만 국왕은 사우디도 물 문제에 관심이 크므로 세계 물 포럼에 적극 참여, 지원토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한-사우디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해운협정 △SMART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 △창조경제협력에 관한 프레임워크 MOU가 체결됐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 회담은 반세기(수교 1962년)를 넘은 양국 관계가 최상의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23일 사우디 제7대 국왕으로 즉위한 살만 국왕과의 지속가능한 신뢰 관계에 기반한 상생의 파트너십 구축 의지를 재확인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양국이 서로의 발전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협력 파트너임을 재확인했다”며 “박 대통령은 ‘최근 한국에는 인증된 할랄식품도 많이 있으므로 편리한 시기에 살만 국왕이 방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2015.03.04 청와대



사우디 스마트 원전 수출 의의


 

사우디에 2基 수출

건설비 대형원전의 20%
바닷물→식수化 기능도
兩國, 제3국 수출도 추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5년의 노력 끝에 2012년 세계 최초로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를 개발했다.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터졌고, 국내에선 원전 부품 납품 비리가 불거졌다. 악재가 겹치며 2년 넘게 국내 건설 부지조차 찾지 못한 ‘미운 오리’ 신세로 전락했다.

반전의 기회는 해외에서 열렸다. 화력발전에 의존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2013년 스마트 원전에 관심을 보였고 1년여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3일 두 나라 간 공동 개발 제휴가 이뤄졌다. 원전 후발국인 한국이 차세대 원전인 중소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SMART, 에너지 시장의 아이폰
스마트는 전기 출력량 100㎿, 건설 비용 7000억~1조원대의 중소형 원전이다. 대형 원전과 비교해 건설비는 5분의 1, 발전량은 10분의 1 규모다. 소규모 전력 생산에 활용되는 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바닷물을 식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능도 갖췄다. 국가 전력망 규모가 작아 대형 원전 건설이 부적절한 나라, 땅덩어리는 큰데 인구는 흩어져 있어 송·배전망을 까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나라 등에 적합하다.

스마트 원전은 사람이 사는 도시 가까이에 지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다. 최순 한국원자력연구원 소형원자로개발단장은 “스마트는 대형 원전에 비해 에너지 응축 규모가 작아 기본적으로 위험성이 작은 데다 복잡한 배관 구조를 없애고 한 개의 압력 용기에 발전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넣었다”며 “냉각수가 유실돼 발생할 수 있는 원전의 대표적인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중소형 원전이 500~1000기 이상 건설돼 35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도 최근 소형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중소형 원전을 건설한 곳은 없다. 이제 막 열리는 차세대 시장이다. 정연호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이 불과 수년 만에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스마트폰으로 바꿔 놓은 것처럼 스마트 원전도 수백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력 기술 강국 도약 기회
한국과 사우디는 이날 제휴를 맺고 2018년까지 사우디 내에 스마트 원전 2기 이상을 건설하는 예비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에 적합한 부지를 찾고 현지 여건에 맞도록 원전 설계 일부를 변경하는 공동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이 기술 개발을 맡고 사우디는 자금과 부지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2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 수출은 한국 원자력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자력 연구는 1959년 미국에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상업용 원전을 처음 수출했고 요르단에서는 과학 연구에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 사업도 수주했다. 작년에는 네덜란드 연구로 개선 사업을 따내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중소형 원전 시장 선점 기회까지 확보했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사우디는 국토가 넓은 반면 전력망이 잘 구축되지 않았고 해수담수화 요구도 커 스마트 원전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며 “사우디에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스마트를 기반으로 양국이 제3국 수출에도 공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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