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밑 5m 깊이에 터널 난공사 극복 - GS건설 싱가포르 지하철 DTL C937 공구

폭 42m 싱가포르강 우회시켜 바닥 오물 제거, 
그 아래로 터널 뚫어
좁은 도심 속에서 지하철 노선 3개 교차하는 고난도 공사 수행

GS건설이 시공 중인 싱가포르 지하철 C937공구 현장


C937공구 노선도

GS건설이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에서 터널을 뚫기 위해 사용 중인 TMB.(제공: 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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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금융·물류·관광의 허브 싱가포르는 인구가 560만여명에 불과하지만 매년 140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와 인접한 클락키는 관광 필수코스로 꼽힌다. 싱가포르강변으로 노천카페와 유명 레스토랑이 자리 잡은 데다 수상관광이 잘 발달돼 있어서다. 

최근 클라키 주변에선 'GS E&C'라는 글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GS건설이 짓고 있는 지하철 도심선(Downtown Line·DTL) C937공구 건설 현장이 이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and Transport Authority of Singapore)이 발주한 DTL 3단계 구간에 속하며 약 2285억원 규모다. 

싱가포르 중심부인 클락키에서 동쪽 끝인 창이국제공항까지 21㎞의 지하철 라인을 건설하는 공사로 2017년 개통예정이다. GS건설은 지하 정거장 1개소와 지하철 터널 1.4㎞를 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의 중심지인 데다 하천에 인접하고, 장소가 협소해 전체 DTL 공사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꼽힌다. 

난공사에 과감한 결단…싱가포르강 물길 통째로 돌렸다 
이 현장은 싱가포르강 밑 5m 깊이에 터널이 지나도록 해야 돼 어려움이 컸다. 

이에 GS건설은 TBM(Tunnel Boring Machine)이라는 대형 장비를 이용해 지하철 터널을 뚫는 것으로 결정했다. 특히 과거 싱가포르강을 통해 무역이 이뤄져 화물창고 등에서 나온 물품들이 강바닥에 쌓여 있어 TBM 작동에 어려움 컸다. 

GS건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폭이 42m나 되는 싱가포르강을 통째로 우회시켜 강 밑에 매립된 각종 쓰레기와 건축물 등을 제거했다. 노재호 GS건설 싱가포르수행담당 상무는 "싱가포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시행된 하천우회 공사"라면서 "현지 유력 일간지 1면에도 대서특필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사는 GS건설의 기술력으로 이뤄낸 대안설계의 결과물이다. 최초 발주처가 설계한 시공방법은 지하에 매립된 지장물들로 인해 시공이 불가능하고, 공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컸다. 

무엇보다 환경과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많아 관광지인 클락키에서 적용하기에 부적합했다. 이 때문에 발주처에서도 시공방법과 공기준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GS건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설계를 제시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고 공기도 맞출 수 있었다. 

터널이 기존 건물 아래에 위치해 기초파일을 제거하면서 파나가거나, 운행 중인 지하철 노선 3개와 교차하면서 통과해야 했다. 

특히 지하철 2개 노선은 기존 노선의 1.3m 위와 3.4m 아래를 각각 통과하도록 시공해야 했다. 김익형 C937공구 현장소장은 "공사 과정에서 운행 중인 지하철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고, 땅꺼짐(싱크홀) 현상도 발생하지 않은 점이 현지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 한복판 비좁은 현장 여건도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C937 현장의 지하 정거장은 호텔과 빌딩, 6차선 지하차도 사이의 비좁은 공간에서 이뤄졌다. 

주변 건축물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수위계, 침하계, 경사계 등 여러 종류의 계측기를 정거장과 터널 구간 전반에 걸쳐 그물처럼 촘촘하게 설치, 공사기간 내내 주변에 대한 영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나해 말 90%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조물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도심선 3단계 전체 공구 중에서도 계약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한 몇 안 되는 현장으로 꼽힌다.

지하철 28개 공구 중 5개 따내…추가수주 기대 
국내 건설사들은 2009년과 2011년 싱가포르 건설청 산하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DTL 28개 공구 중 10개 프로젝트를 쓸어 담았다. 이 가운데 5개가 GS건설의 몫이었다. 

현재 C937 현장을 비롯해 싱가포르 DTL 2호선 C911(3585억원)과 C913(3904억원), 3호선 C925(1839억원) 등의 공사를 수행 중이다. 

또 싱가포르 남북을 연결하는 총 연장 30㎞의 톰슨라인(Thomson Line) 지하철 공사 중 하나인 T203 공구를 2013년 추가로 수주, 싱가포르에서만 총 5개의 지하철 공사를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공사로만 약 1조500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GS건설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수행 중인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신뢰를 쌓고 이미지를 높여 향후 계속해서 발주될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유럽식 입찰·시공 관리제도 운영으로 선진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싱가포르를 발판으로 그 동안 취약 분야로 분류된 토목·건축 분야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동과 동남아 중심에서 벗어나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으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GS건설은 싱가포르 지하철공사 수주 이후 토목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2013년 6월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약 5억1000만달러 규모의 도심 지하철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8월에는 쿠웨이트에서 1억 6571만KD(쿠웨이트 디나르·약 5992억원) 규모의 대형 교량 공사를 수주해 쿠웨이트 인프라 부문 첫 진출에 성공했다. 

해외수주 공종·지역 다변화로 흑자 경영 
GS건설은 올해도 흑자 경영 정상화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에 있어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한 미래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수익성이 담보된 우량 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한다는 방침이다. 또 설계, 수행, 공사 등 전 분야에 걸쳐 프로젝트 원가율을 지키기 위한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프로젝트 수행역량을 높이기 위해 2013년 건축수행본부 신설에 이어 지난해 인프라수행본부도 새롭게 만들었다. GS건설 관계자는 "토목 공종 수행 인력을 통합·운영해 현장의 시공역량을 강화하고 공종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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