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리더 공백에 대형사업 놓쳐

 

기업인 사면·가석방 재점화 

SK 中충칭 1조원사업 놓쳐,

CJ는 M&A 올스톱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
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에는 깊은 정적감이 흐르고 있다. [김재훈 기자]

 

 

SK그룹은 중국 충칭에 설립할 예정이던 부탄디올(BDO)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를 잠정 보류했다.

 

연간 20만t 규모 부탄디올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총투자비 70억위안(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해 2015년 말 상업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SK 관계자는 “충칭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BP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최태원 회장 부재 속에 추진 동력을 잃어버렸다”고 사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총자산 145조원(2013년 기준)으로 재계 3위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수감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투자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그룹 운명을 결정짓는 수조 원대 투자는 전문경영인들이 신속하게 최종 판단을 내리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를 내부에서 검토해 왔지만 최종적으로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들도 STX에너지나 STX팬오션 등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모두 최종 의사결정 단계에서 무산됐다.

 

지난해 3월 SK가 합작사 선정에서 최종 탈락했던 인도네시아 화학 프로젝트에서는 국영 석유업체인 페르타미나사와 제휴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마지막 성사 단계에서 태국 업체에 밀려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사업은 총사업비 5조원 규모로 SK그룹뿐 아니라 국가 화학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룹 내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SK이노베이션은 호주에서 주유소 300곳을 운영하는 석유 유통기업 UP 인수를 추진했지만 본입찰 단계에서 역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해 철수했다. 인수 금액만 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였지만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사업 참여 철회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사업 차질은 이재현 회장이 부재 중인 CJ그룹도 마찬가지다.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활발하게 추진해 왔던 생물자원 사업 부문의 해외 업체 인수를 전격 중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베트남과 중국 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키우려고 했지만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번번이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식자재 공급과 급식업을 하는 CJ프레시웨이도 중국·베트남 진출 프로젝트를 일단 보류시켜 놓은 상태다. CJ프레시웨이는 국내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데다 최근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어 해외 진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CJ대한통운도 미국 종합물류 업체, 인도 물류회사 등에 대한 인수를 검토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잇따라 중단되며 2020년까지 글로벌 5대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CJ오쇼핑 역시 인수·합병(M&A) 차질로 인해 미국 시장 진출과 브랜드 사업 강화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CJ그룹 상황이 올해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현 회장 건강이 최근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데다 대법원 선고가 나려면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CJ그룹 창업주나 다름없는 위치인데 부재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어 그룹 중장기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총수 부재로 인한 CJ그룹 투자 축소 금액은 6400억원 정도로 자체 추산됐다. M&A 같은 중요한 최종 의사결정에서 이 회장을 배제하는 것은 경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다.

매일경제 [채수환 기자 / 박인혜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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