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염증(Inflammation)을 잡으면 젊게 살수 있다

 

 

 

‘착한 염증’은 우리 몸이 질병과 싸울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반해 ‘나쁜 염증’은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나쁜 염증을 잡으면 젊게 살수 있다"

 

Chapter1. 달라도 너~무 달라! 염증의 두 얼굴

‘염증(炎症)’은 ‘염(炎)’이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몸에 큰 불이 난 상태다. 외부에서 세균, 바이러스 등 침입자가 생겼을 때 침입이 일어난 부분에 불을 내 침입자를 태워 죽이면서 우리 몸 전체를 지키는 반응이다. 그런데, 이런 불이 엉뚱한 곳에 계속 생기고 번지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 ‘나쁜 염증’ 이다.

 

01 착한 염증 : 우리 몸을 지키는 방어군

칼에 베이거나 못에 찔리는 등 우리 몸에 손상이 생기면 곧바로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열이 난다. 외부 침입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려는 ‘염증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손상이 가해지는 즉시, 히스타민 같은 화학물질이 분비되면서 백혈구를 출동시켜 침입자와 싸운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급성염증’이자 착한 염증이다. 우리 몸이 세균, 바이러스, 외상 골절, 알레르겐 등으로 손상을 입었을 때, 이런 외부 요인과 싸워서 우리 몸을 지켜 내니 ‘착한 염증’이라 할 만하다. 날카로운 못에 찔렸을 때 맺히는 피고름, 사춘기 자녀의 얼굴에 돋는 여드름도 착한 염증에 속한다.

 

02 나쁜 염증 : 해로운 유전자를 깨운다

이와 달리 우리 몸속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생기는 미세염증이 있다. 몸속 장기세포나 혈관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었을 때 이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착각하고, 태워 없애기 위해 체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작은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반응은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고, 잠재돼 있는 노화 유전자와 암 유전자 등 해로운 유전자를 깨운다. 이른바 ‘나쁜 염증’, ‘만성염증’이다. 이동호 교수는 “열이나 발진 등이 나타나는 급성염증과 달리 만성염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적으로 우리 몸을 손상시키는 주범”이라며 “혈관과 손, 발 등 말초조직은 물론 몸속 어디에나 생겨 세포의 노화와 변형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Chapter2. 나쁜 염증, 모든 노인성 질환의 시작

 

01 혈관을 시작으로 근육, 심장 등 여기저기로 퍼져

우리 몸에서 나쁜 염증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혈관이다. 혈관 안쪽 벽에 나쁜 염증이 생기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서 혈액 속 지방이나 이물질을 흡착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이는 1차 원인이 나쁜 염증이다. 좁아진 혈관 때문에 영양분과 산소를 잘 전달받지 못하면 팔과 다리는 물론 심장, 뇌 등 몸 속 세포가 죽거나 손상되면서 나쁜 염증이 우리 몸 속에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다.

나쁜 염증은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암 또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액 흐름이 더뎌지면서 신체대사도 덩달아 느려져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해영 교수는 “근육에 생긴 염증은 섬유근염과 만성피로증후군 등을, 뇌에 생긴 염증은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심장에 생긴 염증은 심장병, 관절에 생긴 염증은 관절염을 유발한다”며 “모든 노인성 질환은 나쁜 염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02 원인 모를 통증, 나쁜 염증이 보내는 신호

그러므로 나쁜 염증이 몸에 생기면 빨리 알아채야 한다. 하지만 나쁜 염증은 눈에 보이지 않고 몸으로 느껴지는 증상이 거의 없으며, 혈액검사를 해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감지할까? 이를 가장빨리 알아챌 수 있는 신호가 바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다.

나쁜 염증이 통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원인을 계속 찾지 못한다면 나쁜 염증이 보내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때는 진통제에만 의지하지 말고 염증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실천해 보자. 나쁜 염증으로 인해 생긴 질병은 치료할 수 있지만 나쁜 염증 자체를 줄이거나 없애는 치료법은 없다.

Chapter3. 나쁜 염증을 줄이는 생활습관

염증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은 우리 몸의 모든 순환이 잘 되게 하는 것이다. 혈액순환은 물론 신경계까지 잘 순환되게 하려면 다음 생활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01 체중이 아닌 지방을 줄이자

염증은 말 그대로 불이 나는 것과 같은 반응이다. 기름이 있으면 불이 확 타오르는 것처럼, 몸속에 지방이 많으면 나쁜 염증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어드는 사람은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체중에 연연하지 말고,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밀가루 음식, 고과당 함유 가공식품 등 정제된 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산을 피해 체지방을 줄이자. 이 음식들은 체내 지방을 늘려 나쁜 염증이 많이 생기게 만든다.

02 가볍게 운동하자

운동 또한 염증반응을 줄인다. 매일 20~30분 규칙적이고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하면 염증 반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금물이다. 과도한 운동은 몸에 젖산을 축적시키고,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켜 혈관 피로도를 높인다.

03 칼로리를 20~30% 줄이자

최근 하루 한 끼는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염증을 줄이려면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 이동호 교수는 “한 번에 먹는 양이 적어야 대사 노폐물이 줄어들어 나쁜 염증이 감소된다”며 “자신이 평소에 먹는 칼로리의 20~30%만 줄여도 활성산소가 줄어들고, 자율신경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04 녹차를 가까이 하자

녹차는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가진 음료로서, 꾸준히 마시면 나쁜 염증이 줄어든다. 녹차 속 카테킨 성분이 혈관을 맑게 해 뇌졸중과 심장질환 위험을 낮춰 준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05 비타민 C·E를 함께 먹자

비타민 C·E를 동시에 먹으면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C는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지만, 세포 중 물이 흡수되는 부분에만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세포 중에 물이 흡수되지 않는 부분까지 항산화 효과를 내서 나쁜 염증을 줄이려면 비타민E와 함께 먹어야 한다. 비타민C는 하루에 500mg, 비타민E는 200 IU 정도가 적정하다.

06 소염제와 진통제는 삼가자

소염제와 진통제 일시적으로 통증과 급성염증을 강력하게 줄여주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두 약은 조직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을 막고, 장의 점막을 손상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전신에 나쁜 염증을 급속도로 퍼뜨리는 원인이 된다. 필요하다면 반드시 처방을 받아서 먹고, 가급적 삼가자.

07 자세를 바로잡아 주자

잘못된 자세는 신경을 눌러 온몸에 신경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나쁜 염증을 일으키거나 퍼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평소에 허리를 펴자. 이미 오래 굳어진 잘못된 습관 때문에 자세 교정이 힘들 때는 이를 도와주는 체조를 생활화한다.

취재 김현정 기자 khj@chosun.com
도움말 이동호(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정해영(부산대약대 분자염증노화제어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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