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로 결혼생활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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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혼 3년차 부부입니다. 결혼 전에는 명랑하고 생기넘치는 아내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고, 아내 역시 저의 과묵함을 든든하게 여겼는데, 지금은 이러한 성격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감정적으로 동요되면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자리를 피하는데, 아내는 왜 말을 안하냐고 나를 자극하며 몰아세우니까 더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됩니다. 때론 부딪히지 않으려고 말을 아끼다보니 냉전상태로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내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말을 걸어보는데, 남편은 갈등없이 살기 위해 대화를 피하고 계시군요. 두분 다 갈등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지만, 서로 다른 방식 때문에 갈등을 겪고 계시네요.


사랑이 싹트던 연애시절에는 나와 다른 상대방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이고,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천상의 배필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막상 함께 살다보면 나와 다른 배우자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마음에 안 들고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지요. 흔히들 이혼사유로 ''성격차이'를 언급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성격차이는 결혼 전부터도 있었답니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졌을 뿐이지요. 사랑에 눈이 먼 연애시절엔 너그럽고 허용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뾰족하게 날 선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지요.


왜 이렇게 따뜻한 시선이 사라지고 갈등관계로 들어가게 될까요? 이는 누구나 자신의 욕구를 먼저 채우려는 인간의 속성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 사람이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헌데, 내가 원하는 만큼 상대가 맞춰주지 않으니 상대방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게 되는거지요. 비난받은 상대방은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고 방어하기 위해 나의 헛점을 공격하게 되니까, 점점 더 마음의 골은 깊어지고 급기야 마음의 벽을 쌓게 되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요?

 

첫째,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판단하기 전에, 이면의 동기와 욕구를 인정해주세요. 아내의 다그침에 '왜 이렇게 나를 못살게구는거야?"라고 하거나 침묵으로 대응하면, 아내는 비난받거나 무시받는 느낌을 갖게됩니다. 아내의 의도는 갈등을 풀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오해받으니, 그게 아니라고 더 항변하게 되지요.

따라서 아내가 당신에게 다가오려는 그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지금당장 이 문제를 이야기해서 빨리 해결하고 싶은 당신 마음은 알겠어요"라고요.. 자신의 마음을 남편이 알아주고 있다는 마음이 들면, 아내 역시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생길테니까요.

둘째, 상대방을 공격하지 말고,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나-메시지'로 전달하세요. 내 마음이 힘들다고, 힘들게 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느낌'과 '원하는 바'를 부드럽게 표현하세요. "지금 당장 게 답을 원하니까 내가 쫓기는 기분이야. 얼른 답을 찾지 못하는 나도 답답하고..

그러니 내가 조금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어. 내일 저녁에 (혹은 2시간쯤 후에)에 다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라고요. 당신의 마음을 전달하지 않은 채, 무조건 자리를 피하거나 비난하게 되면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여기고 상처받게 되는데,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점과 당신의 진심을 전달하는거지요.

셋째, 거창한 이벤트보다는 평상시에 작고 친절한 표현을 자주하십시오. 상대방의 환심을 사기위해 큰 선물이나 장기간의 휴가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기회를 마련했더라도, 평소에 좋은 관계를 누리지 못했다면, 어렵사리 마련한 자리가 더 큰 마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상대방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고 따뜻한 눈길과 미소 등 사소한 표현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부부치료사 가트맨부부의 연구에 따르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긍정적인 행동을 부정적인 행동보다 최소한 다섯배는 많이 한다고 합니다.

즉, 싸울 때 조차도 긍정적 행동을 최소한 다섯 배는 더 해야만, 오해와 실수로 인해 화가 나더라도 관계가 깨지지 않고 서로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지요.

혹시 내가 잘못한 일이 있어 사과했는데도 상대방이 얼른 마음을 풀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아야 하겠죠. 다섯 배는 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니까요. 작은 것을 자주 실천하면서 좋은 감정을 나누어 가는 것이 행복의 연습입니다.

결혼생활의 갈등과 불화는 두 사람을 단단하게 연결시켜줄 수 있는 지점입니다. 독립적으로 살던 두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진통이니까요.

그렇다면 바꿔야 할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두사람이 서로 관계맺는 방식입니다. 부부관계에 영향을 주는 나의 언어습관과 행동패턴에서 변화를 줄만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왜 나부터 변해야 하냐고 억울해하지는 마세요.

어차피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그것이 진정한 자기주도적인 삶이니까요. 이러한 성숙의 과정을 통해 행복이 깃들겠지요. 당신의 작은 변화의 날갯짓이 가족에게 큰 행복의 물결로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칼럼니스트 : 이상희 박사(삼성생활문화센터 상담실)

※ 본 컨텐츠는 삼성스포츠단이 제공하는 심리학 전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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