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외건설 최대 위기 온다

건설업계, 국제油價 지속적 하락에 초긴장

중동 발주처, 발주 지연 움직임 

신규 수주에 ‘빨간불’

 

2014년 12월15일까지 해외수주 실적

연말 수주 목표 700억 불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중동 수주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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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형 건설사의 해외사업담당 임원은 올 하반기(7∼12월) 이후 중동 발주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유가 추세가 심화될수록 발주를 지연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임원은 “주로 정부기관인 중동지역의 발주처가 내년 예산을 줄이거나 기존 공사현장의 추가 공사비를 깎을까봐 걱정”이라며 “올해는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내년 이후까지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건설업계의 신규 수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목표로 잡았던 해외건설 700억 달러 수주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석유화학, 플랜트 등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 사업 분야 발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601억 달러로 지난해 실적(652억 달러)의 92% 수준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으로 통하는 중동의 발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발주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유가 하락이 본격화한 3분기(7∼9월)부터였다. 올해 1분기(1∼3월) 817억 달러, 2분기(4∼6월) 543억 달러였던 중동지역 발주액은 3분기 들어 305억 달러로 떨어졌다.

 

최근 3년간 분기별 발주액 중 최저였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국내 6대 대형건설사의 3분기 중동 수주 규모 역시 1조2000억 원으로 최근 3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1966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국제유가의 변동을 고스란히 반영해왔다는 게 해외건설협회의 설명이다. 유가가 오르면 수주가 늘고, 떨어지면 수주가 줄어드는 비례 관계다.

 

이 협회가 낸 ‘저유가가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중동 정유공장(20.9%)

△중동 발전소(8.9%)

△중남미 정유공장(8.3%)

△아시아 발전소(8.3%)

 

등 중동이나 정유·발전 부문에 집중돼 있다. 국제유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역이나 분야에 사업이 편중돼 있는 셈이다.


최중석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부장은 “중동지역 정부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정유 및 석유화학, 석유 가스시설 분야의 프로젝트 발주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저유가는 최근 국내 업체 수주가 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 산유국들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기반시설 공사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지역에 민주화 열풍이 불었던 ‘아랍의 봄’ 이후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 많아 유가가 내려도 기반시설 공사 등이 크게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기봉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장은 “당장 크게 공사가 줄지 않더라도 저유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업체들이 받을 타격이 큰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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