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발목 모방한 ‘거미센서’ 개발...고(故) 서갑양 교수 유작 논문 ‘네이처’에 실려

최대 1000배 향상된 고감도 센서

 

 

거미 발목의 미세균열을 모방해 센서를 만들었다. 균열이 벌어지면 접촉면적이 변하는 데 이 때 크게 변하는 저항

값을 측정하는 원리로 진동을 감지한다. - ‘네이처’ 제공 

 

 

거미는 인간이 느낄 수 없는 매우 미세한 음성이나 진동도 감지할 수 있다.

거미 발목 근처에 있는 미세한 균열 사이의 거리가 진동에 의해 변하면 신경세포가 이를 감지해 알아채는 원리다.

 
미래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단인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을 이끄는 최만수 단장(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과 김태일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거미의 미세 균열을 모사해 감도를 기존 대비 100배에서 최대 1000배까지 높인 초고감도 센서를 만드는 데 성공해 ‘네이처’ 1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연폴리머 기판 위에 백금 박막을 쌓은 뒤 수 nm(나노미터) 수준의 미세 균열을 만들었다.

지그재그로 갈라진 균열은 진동의 크기에 따라 수 ㎛(마이크로미터)까지 틈이 벌어졌다. 이렇게 틈이 변하면 절단면 사이의 접촉면적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 때 전기 저항이 크게 변한다. 이 저항의 변화를 측정하면 주위의 진동 등 미세한 물리적 변화를 알 수 있다.


최 교수는 “유연한 기판 위에 만들 수 있는 이 센서는 피부 부착 센서, 웨어러블 센서 등으로 3년 안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진동 뿐 아니라 압력, 유량 등도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 의 제1 저자인 강대식 연구원은 지난해 6월 갑작스레 사망한 고(故) 서갑양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서 교수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이 주제로 함께 연구해왔다.


최 교수는 “이 연구는 서 교수가 사망하기 전까지 주도했던 연구”라며 “논문 저자들이 이 논문을 서 교수에게 헌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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