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CEO들, 올해 성적표는

현대차 계열 건설업체 분위기 '양호',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롱런 예상
기업공개(IPO) 임무 맡은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실적악화가 부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일단 합격점,

업계 "영업팀 권한 축소는 우려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건설부문)사장,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뉴스1 DB©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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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그룹)에 속한 건설업체들의 사장단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장급 임원 임기는 보통 3년으로 정해지지만 경영평가에 따라 승진이나 연임, 교체 등 인사가 단행될 여지가 있어 건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올 한해 성적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포함된 건설기업 중 대우건설을 제외한 9개 회사가 대기업집단에 속한 건설 계열사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대림그룹 등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초까지 사장단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그룹에 속한 건설업체 CEO 상당수는 실적쇼크 사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에서 전략적으로 내려 보낸 사장들이다. 이 때문에 실적과 관련된 경영실적이 연말 예정된 인사에서 CEO들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치훈 사장 실적은 '합격점', 한숨 돌린 김치현 사장
그룹에서 미스터 해결사로 불렸던 최 사장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성물산에 1등 DNA를 심겠다던 최 사장은 부임 직후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부실 사업부를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1% 수직상승한 143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견고한 실적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 사장은 리스크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금융과 카드에 몸담았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최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리스크 관리로 알려졌다. 이래서인지 삼성물산 내부에서는 조직개편 이후 리스크관리(RM)팀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

 

원가 및 리스크 관리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영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산업인 건설업은 적정한 외형 유지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의사판단도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립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한 시름 돌린 분위기다. 현재 상업동 3개동이 임시개장한 제2롯데월드는 타워동 공사가 진행 중이며 김 사장은 당분간 현장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범현대가(家) 건설업체 분위기는 '양호'
범현대가(家)의 대표 건설업체이자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올해 시평 1위 자리를 삼성물산에게 내줬지만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307억원, 당기순이익 135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에 성공한 영향이다.

 

현대차는 삼성동 부지에 그룹 본사 사옥을 포함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CBC)를 건립할 계획으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최근 GBC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 단장을 맡았다. TFT는 GBC건립과 관련된 인·허가 문제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이유로 정 사장의 롱런을 점치고 있다.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 이후 올해 처음 시평 10위권에 진입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당분간 김위철 사장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엔지니어 출신의 김 사장은 관리직에 오른 뒤 영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법인 초대 수장 자리를 맡고 있다.

 

대림, 한화, 포스코 실적악화…CEO '부담'
업계는 올해 3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에 부임한 황태현 사장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코건설 기업공개(IPO) 이전에 재무건전성 강화를 이끌어내라는 권오준 그룹 회장의 부름을 받은 만큼 황 사장이 계속 건설부문 수장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포스코건설은 그룹 계열사 중 포스코에너지에 이어 기업공개 1순위 대상으로 꼽히는 회사로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증시 상장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악화 및 부실시공과 관련된 악재는 부담으로 지목된다.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시설도 포스코건설이 지은 것으로 확인되며 이 회사 관계자들이 부실시공 혐의와 관련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실적악화와 판교 테크노밸리 사고가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보통 3월 경에 이뤄지던 그룹 임원급 인사가 내달로 앞당겨지는데 건설 부문 임원 상당수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황 사장과 같은달 취임한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은 중동 건설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는 방안 마련 문제로 수심이 깊어진 모습이다. 대림산업은 사우디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비용을 실적에 반영하며 올해 3분기 1677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 역시 3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직전 2분기에 42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는 그룹 역점 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순항 여부가 이 사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GS·SK건설 실적은 개선…임 사장, 매출채권 축소는 풀어야할 '숙제'
지난해 어닝쇼크 사태로 위기를 겪었던 GS건설은 임병용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뒤부터 실적부침을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건설업계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임 사장은 취임 이후 해외사업총괄, 경영지원총괄, 국내사업총괄으로 분리된 조직을 CEO 직할로 개편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조직개편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졌고 GS건설은 2분기 연속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114% 증가한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실적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율이 다른 업체에 비해 다소 높아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임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지목된다.

 

최근 실적악화가 이어졌던 SK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어닝쇼크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 원가관리에 힘쓰면서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그룹 투자관리실 재무개선 담당 임원을 맡았던 조기행 사장과 현장형 CEO로 꼽히는 최광철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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