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프로젝트' 이번엔 성사될까

예비타당성조사 후 국회 예산심사,

달 궤도·착륙선 개발 목표
경제가치 3조원대,

"이왕 할거면 서둘러야 핵심기술 습득 가능"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달 탐사 프로젝트' 이번엔 성사될까.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해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린다는 야심 찬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국회 예산 심의만을 남겨둬 본궤도에 진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달은 지구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과학적 연구 대상임은 물론 희토류·He-3 등 희귀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화성·소행성 등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전초기지로도 가치가 있다. 

 

달 탐사는 한 나라의 과학기술력이 총집결된 프로젝트로, 세계적으로도 미국·러시아·중국·일본·유럽연합(EU)·인도 등 6개국만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멀찌감치 앞서가는 우주개발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더는 사업 추진을 늦출 수 없다"며 "달 탐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수년을 끌어온 사업을 이제는 정상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 탐사 프로젝트란

달 탐사 프로젝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우주개발 세부실천로드맵',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등을 거치며 구체화됐다.

 

박근혜 정부도 이를 국정과제로 삼고 2020년까지 무인 달 궤도선·착륙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담은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 정부의 추진 계획보다 5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이 사업은 1∼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되는 1단계 사업은 달 탐사의 기술적 자력기반 확보를 목표로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달 궤도선·착륙선의 기본 설계 및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선내에 탑재될 과학·자원탐사용 기기 개발과 궤도선·착륙선과 교신할 수 있는 심우주통신지구국 구축도 추진한다. 

 

2018∼2020년의 2단계 사업은 달 궤도선·착륙선의 독자 제작과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한 자력 발사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중심으로 1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달 탐사 출연연 협력협의회'를 결성해 31개의 융합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1단계 사업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토대로 1천978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며, 이 가운데 내년도 예산분 410억원에 대한 국회 심사가 진행 중이다. 2단계 사업은 총 4천75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미래부는 잠정 추산하고 있다.

 


달 탐사는 국가기술력의 결정체…경제가치 3조원대

달 탐사는 한 국가가 가진 과학기술력을 총동원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기초·응용과학은 물론 산업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망라된다. 우주개발이 과학기술 강국들의 전유물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에는 크게 ICT·로봇·원자력 등 세가지의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우선 달 탐사선을 개발·발사하려면 항공·정밀기계 등 다양한 기술적 요소가 필요하다. 또 우주에서 적합한 인터넷·통신 기술과 함께 효율적인 무인 탐사 작업을 위한 로봇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로봇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저중량·고효율 원자력전지 개발도 필수다.

 

기존 기술을 달의 극한 환경에 적용하고자 내구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고, 이는 다시 기존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작년 시행된 경제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달 탐사의 경제적 가치는 투입 예산 대비 5.17배인 3조 8천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3천246억여원의 부가가치와 4천800여명의 고용 창출, 미래 성장산업인 우주항공 시장 진출 등은 물론 국가브랜드가치 상승, 국민적 자긍심 제고 등 무형의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달 탐사 지금도 늦었다…"이왕 할거면 서둘러야"

달 탐사가 미래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사업 착수가 늦어져 선진국들과의 기술격차가 커지면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국제협력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추진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우주기술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미국 NASA 측과 달 탐사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협력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궤도선·탐사선 개발의 핵심기술이 필요한 우리나라와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달 과학연구를 지속하려는 미국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미국은 현재 화성탐사에 주력하고 있어 달 탐사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17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우리의 시험 궤도선·탐사선에 자기들의 과학연구기기들을 실어 보내길 희망한다. 

 

우리 측은 NASA와의 협력을 통해 과거 위성개발 과정에서 확보하지 못한 항법기술 및 심우주통신 기술을 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달 탐사 추진 계획이 연기되는 등 차질이 생길 경우 NASA측과의 협력관계도 어그러질 수 있다. 

 

항우연 측은 "일각에서 우리의 기술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국제협력을 통한 기술 습득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이왕 시작했다면 계획대로 서둘러 추진하는 게 한국 우주항공산업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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