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재건축 독식, 중견건설사 신도시 공공택지로 눈돌려
광명 철산 주공 등 재건축서
대형 건설사들 치열한 각축 가장 적극적인 GS,
2조 受注 자금력·브랜드 밀리는 중견사,
추첨하는 공공택지 분양에 주력
철산주공8·9단지의 재건축 시공자 선정 총회. 출처 하우징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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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12일 경기 광명시 철산동 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이 가진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는 예상 밖의 접전이 벌어졌다.
총공사비 7000억원에 아파트 3295가구를 짓는 대형 사업이다 보니 대형 건설사 4곳이 동시에 참여한 것. 이날 시공사로 선정된 GS건설 주택영업 담당자는 "이 사업을 따내려고 건축사업본부 직원 150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2 LH가 경기도 시흥에 조성한 목감지구 B2블록. 중소형 아파트 577채를 지을 수 있는 이 땅이 같은 달 13일 공개 입찰에 부쳐지자 전국에서 284개 건설사가 몰려들었다. LH 관계자는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땅이 곧바로 팔릴 정도로 중견 건설사들의 택지 매입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신규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9·1 대책' 등 규제 완화책에 힘입어 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자 새 먹을거리를 확보하려는 수주·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경쟁 구도는 건설사 규모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대형 건설사는 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재건축·재개발 시장 진출에 주력하는 반면 중견 건설업체는 신도시·혁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용지를 사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대형사 독무대 올 들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수주는 GS건설과 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사실상 독식(獨食)하고 있다.
수주에 가장 적극적인 GS건설은 광명 철산 주공을 비롯해 서초 방배5구역, 의왕 내손 다구역 등 7개 사업장에서 총 1조9107억원의 도시 정비 사업을 따냈다. 이어 대림산업은 성남 금광1구역을 비롯해 총 1조9009억원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분당신도시 매화1단지, 개포동 대청아파트에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사업 범위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지방 소비자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인기 브랜드를 앞세워 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부산 망미2구역 재개발 공사를 따냈고,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부산 연산2구역과 6구역을 각각 맡았다. 올해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에서 짓는 '무등산 아이파크'는 평균 23.8대1 경쟁률로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공공택지 분양에 '올인'하는 중견 업체 중견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자 자회사·계열사까지 동원해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용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LH가 올 9월 입찰에 부친 시흥 목감지구 아파트 용지는 올해 분양된 공공택지 가운데 가장 높은 4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를 지을 땅 한 개를 사려고 전국의 중견 건설업체 406곳이 신청한 것. 같은 달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 B10블록 역시 32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3개월 새 1000억원 안팎의 땅을 3~4개 이상씩 사들인 업체도 상당하다. 호반건설은 시흥 배곧·부천 옥길 등 4개 공공택지에서 땅을 매입했고 중흥건설은 경기 양주·화성·시흥 등지에서 아파트 용지 4곳을 구입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신도시 아파트 사업에 올인하는 것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대형 건설사의 자금력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려 수주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공공택지는 추첨으로 땅을 분양하는 만큼 비교적 쉽게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중견 건설업체 A사 임원은 "공공택지는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중견 건설사가 각자의 시장에서 신규 사업을 활발히 벌여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한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는 건물 외관이 좋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분양가는 조금 비싸다"며 "반면 중견 건설업체는 땅값이 저렴한 공공택지에 짓고 건축비도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 홍원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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