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재난 관리 - 하수도 재정비로 예방한다

강우량보다 하수관 용량 부족해 문제,

'싱크홀' 막기위해서도 필요

 

경기도 부천시 성곡동의 상습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수관로 정비 사업 장면. 사진 한국환경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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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물 복지' 시대다.

 

기후 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의 수자원 불안정성이 심화하면서 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단순히 양적인 측면을 넘어서 깨끗하고 건강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살폈다.


최근 집중호우와 불투수면(포장이나 건물 등으로 덮여 빗물이 침투할 수 없는 땅) 증가 등에 따른 도심 물난리(도시침수) 피해가 늘어나면서 하수도 시설 재정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집중호우시 과다하게 발생하는 강우 유출수에 비해 하수관의 설계용량이 부족해 도시침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하수도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7월 서울 1시간 최대 강우량은 113mm인 반면, 하수관의 설계 용량은 65~75mm에 불과했다. 통상적으로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우량이 20mm이상일 때를 말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침수대응 방안 모색

도시 내 빗물을 하천까지 흘려보내는 하수관로 대부분이 5~10년에 한 번 정도 내리는 폭우(확률년수 5~10년)에 대비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게릴라성 폭우와 집중호우 등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하수도 설계 용량만 늘려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용주 한국환경공단 하수도지원처 팀장은 "최근 변화하는 강우패턴에 맞게 기존 하수관로 및 빗물펌프장 용량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하수관로 정비가 어려운 대도시의 경우 배수터널이나 하수저류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최적의 침수 예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수저류시설이란 하수관거(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내려 보내는 큰 하수도관) 용량을 초과하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시설이다.

경기도 부천이 대표적인 예다. 부천시는 성곡동 주변의 상습침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설 하나만으로는 도심침수를 예방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도심지내 하수관로 정비가 병행되지 않아 하수관로 용량 부족에 따른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은 부천시가 환경부의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우수저류시설과 기존 하수도 시설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연계해 하수도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환경공단은 내년 시범사업이 끝나면 시간당 91mm의 폭우에도 도시침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수도 관련 시설간 유기적 연계 시스템 중요

경기 부천 외에도 환경부는 충남 서천, 경북 안동 등 5개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 정비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강우 수준별로 하수관거와 하수저류시설, 빗물펌프장 등의 규모와 배치 등을 분석, 지역별 특성에 맞춰 작동할 수 있도록 침수 대응 이중배수체계 시뮬레이션 기법을 적용했다.

또한 환경부는 하수관망 실시간제어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강우시 하수처리장 중앙통제실에서 하수관거와 저류시설, 펌프장 센서를 자동 감시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선 하수관거와 저류시설 펌프장 하수처리장 등 하수도시설을 자동 조절할 수 있도록 각 시설들간 네트워크화가 필수다.

서울 매년 680건의 싱크홀 발생

하수도 시설 재정비는 최근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도심 지반침하(싱크홀) 대책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에서 3119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해마다 약 680건의 싱크홀이 발생하는 셈이다.

백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싱크홀이 발생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라며 "싱크홀의 원인은 연약지반이나 지하공사, 지하수유출, 집중호우, 상·하수도 노후관로 등 굉장히 다양하다"고 말했다.

백 연구위원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아직 관련 연구가 미미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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