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 터널 전 구간, '비상 유도등' 전무", 화재 시 탈출 어려워

서울시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비상 유도등' 전무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

어둠에 떨면서 터널 빠져나와

 

ytn 캡처

 

[동영상]

http://www.ytn.co.kr/_ln/0103_201410071121106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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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월 불이 난 부산 지하철 역사입니다.

화재 진압이 이뤄진 직후인데도, 승강장에 연기가 가득 차 앞을 내다보기 어렵습니다.

 

이번엔 최악의 지하철 참사로 기록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당시 사진 보겠습니다.

 

지하철 객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유독가스 탓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도 선뜻 일어나 대피하지 못합니다.

 

연기 탓에 어디로 가야 할 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불이 나거나 지하철이 고장으로 터널에 멈춰섰을 때 시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주는 것이 바로 이 유도등입니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유도등이 제대로 설치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합니다.

최아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

사고 당시 두려움에 휩싸인 시민들은 직접 지하철 문을 열고 나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인터뷰:기호수, 사고 당시 탑승객]
"바로 브레이크 잡듯이 쿵 하고 넘어지고. 지하철 정전된 듯이 불 다 꺼져버리고요."

화재나 정전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비상 유도등'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터널 내부를 자세히 보니, 1호선에서 9호선까지 비상 유도등이 제대로 설치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유도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부 비상 조명등을 개조한 것이 전부입니다.

 

지하철 9호선에 설치된 비상등입니다.

 

정식 유도등은 아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거리와 방향을 표시해 놓았습니다.

 

현행 소방법에는 공연장이나 지하상가, 아파트 등은 유도등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터널은 의무 설치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인터뷰:지하철 관계자]
"터널 자체가 소방법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비상유도등을 설치하지 않은 게 맞고요."

전문가들은 창문이 없는 터널의 경우 비상 유도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불이 나면 연기가 빠른 속도로 차올라 방향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나욱정, 창신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사람이 비상시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면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그 가운데 주광 본능 즉, 빛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비상 유도등은 긴 터널 속에서 가까운 출구 방향을 알려줘 빠른 대피를 도울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소방법을 개정해서 특정소방물 대상에 철도 터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유도등을 설치하더라도 식별이 용이하고 성능이 제대로 확보될 수 있도록..."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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