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敬시대] 가슴 한번 툭 친 게 대수냐고?

 

 

 

남자는 손모가지, 혓바닥, 거기 세 끝을 조심해야 한다. 딸 같아 귀여워서 손목 좀 잡고 뒤에서 껴안고 가슴 한번 툭 치고 허벅지 살짝 만지고 엉덩이 잠깐 움켜쥔 게 성추행이냐고 떠들면 안 되는 세상이다.

 

예전 갓 쓴 양반들은 윗방아기라며 초경이 있기 전의 어린 계집종을 품에 안고 자면서 회춘하려고 했다.

 

지체 높으신 양반들은 철저하게 자기 만족에만 집착하고 끝 간 데를 몰랐다. 지금도 그랬다간 큰일 난다. 제발 딸같이 생각해주지 말고, 총각들 조심하라고 걱정해주지 말고, 자신만 엉큼한 할아버지 되는 걸 조심하면 된다.

 

성추행은 일방적인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해 물리적으로 신체 접촉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다.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상대방을 강제로 알몸이 되게 하거나 유방이나 은밀한 부위를 만지거나 간음을 저지르거나 키스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강제 추행으로 간주한다.

 

예전엔 노인이라고 하면 가난하고 기운 없는 물간 고등어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사랑하기 딱 좋은 참기름 바른 젊은 오빠(?)들이다.

 

남도속요 정타령에 보면 30대는 화력이 좋고 오래 타는 장작불에 비유되고 60대는 겉으로 보기엔 불기가 없어 보이지만 바람을 불어넣으면 불씨가 일어나는 잿불, 70대는 불은 불인데 따습지는 않고 빤짝이는 반딧불이라고 무시된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우습게 본 불씨가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르며 타오르고 있다. 고목에서 꽃이 너무 싱싱하게 자주 피는 게 문제다.

 

노인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 스포츠댄스고, 콜라텍은 낮부터 북적거리는 성의 해방구다. 사회가 노년의 성욕을 주책으로 치부하는 사이, 으슥한 곳에서 곪아 터져 고름이 바깥으로 꾸역꾸역 흘러내리고 있다.

 

이제 노인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멋있는 이성을 보면 여전히 좋고 흥분된다는 노인이 남자 84%, 여자 14.3%였다.

 

나이가 들면 신체적으로 성적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성생활의 즐거움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옛 야화에 “남자는 짚토매 하나 들고 갈 힘만 있으면 그것이 생각난다”고 했다.

 

섹스를 관장하는 곳은 아랫동네가 아니라 뇌다. 뇌가 성호르몬을 분비하고 성욕을 불러일으키며 성적인 감각을 느끼게 한다.

 

서울대병원 조사 결과 66~71세 노인 가운데 성욕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20% 미만이었다. 성 욕구가 있을 뿐 아니라 성적인 상상을 한다. 남성의 경우 70세가 넘어도 성욕을 관장하는 남성호르몬의 수치는 20대의 3분의 2 수준을 유지한다.

 

늙은이의 성추행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면서 끊임없이 잔소리해대고 아내를 못살게 구는 노인은 성욕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아서 화풀이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남편이 젊은 여자만 보면 껄떡거리지 않게 하려면 늙은 아내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늙은 여자는 어디 가나 찬밥보다 못한, 양푼에 비벼 먹다 남은 말라비틀어진 밥이라고 자괴만 하지 말고, 쭈글거리는 가슴이라도 살짝 보이는 티셔츠에 쪽 찢어진 똥꼬치마로 늘어진 허벅지라도 항상 만지고 싶게 해드려야 밖에 나가 얼굴에 똥칠을 안 하지 않을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 서울교대·경원대 행정학 박사 / 일러스트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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