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구상’, 한반도~대륙 철도연결이 우선” - 시베리아 남·북·러포럼에서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오른쪽 일어선 이)이 지난 23일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대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4회 시베리아 남·북·러포럼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한·러 교통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시베리아 남·북·러 포럼


제4회 시베리아 남·북·러 포럼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러시아, 중국을 넘어 유럽으로’를 주제로 지난 23일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대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한겨레신문사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한국교통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포럼은 한국과 러시아, 중국의 물류·교통 전문가들이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방안과 러시아·아태지역 협력을 위한 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효과를 예측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다시 연결해서 지구촌의 번영과 평화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바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하려면 에너지 등 자원과 물류 운송, 인적 교류의 통로로서, 남과 북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연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유라시아 경제권 편입되려면
남북한 관계개선이 선행과제

통관시스템 신속성 위해
철도 통과 국가들 공동체 필요

유라시아 국가들 공감할
이념 정립해 나가야

  

기조 발표에 나선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대륙철도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을 연결하므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는 주요 동력이라고 밝혔다.

 

이 부원장은 “유라시아 주요 국가들은 철도를 인접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국가들의 개별 전략과 유라시아 공동 번영이라는 초국가적 전략이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는 TKR이 연결돼야 유라시아 역내 경제권에 편입되므로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 과제이다. 블라디보스토크 메가시티 계획, 이르쿠츠크 바이칼시티 건설, TSR의 속도 대안인 고속철 도입 등은 한국과 러시아가 윈-윈하는 전략”이라며 러시아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아나톨리 메르쿨로프 이르쿠츠크 교통대 교수는 러시아 철도의 운송 속도와 효율성을 고민했다.

 

아나톨리 교수는 “(고객맞춤형 직통화물열차인 블록트레인 외에) 러시아 화물철도의 평균 운송속도는 1일 240㎞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순이익은 2010년 748억루블(총수입 1조1951억루블)에서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7억루블(총수입 1조3766억루블)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선로 증설, 화차의 축당 중량(차량 중량을 선로면을 지탱하는 차축 개수인 4로 나눈 값)을 20t에서 40t으로 늘려 운송량을 증대하는 대책 등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이고, 한국이 TSR 개량 및 러시아의 물류운송 현대화 사업, 극동지역 개발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은 대륙철도 통과 국가의 통관시스템이 신속성을 결정하는 또다른 요인이므로 TSR 통과 국가들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미 1994년 6월 당시 김일성 주석이 ‘남북 철도를 연결해 중국의 화물을 실어 나르기만 해도 약 15억달러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밝히는 등 TKR 개통에 관심이 높아 남북철도 상용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북한의 물류인프라 개·보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승익 중국 신화국제물류유한공사 대표이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시진핑 중국 주석의 신실크로드 구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동방 정책은 모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자국의 이익을 꾀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강 대표는 “TCR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후원으로 빠르게 성장해 충칭발 블록트레인의 경우 독일 뒤셀부르크까지 1만1200㎞를 16일만에 주파한다. 장기적으로 TCR은 TSR보다 싸고, 빠른 대륙철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앙아시아·유럽행 물류의 경우 상하이 북쪽은 철도, 남쪽은 해상 운송이 유리한데 신실크로드 구상은 상하이의 북쪽인 중국 중서부를 개발하는 것이므로 이 지역을 관통하는 TCR 관련 물류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됐다고 전했다.

 

토론에 나선 김누리 중앙대 교수, 황진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 등은 “독일 통일에 앞서 서독이 동독에 사회인프라 건설을 지원했다.

 

한국도 북한의 철도·도로 등을 개보수해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유라시아 국가들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공감할 수 있는 이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박정남 이르쿠츠크 총영사는 축사에서 “시베리아 남·북·러 포럼이 지혜와 통찰을 나눠 부산에서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TX) 건설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철도 개량사업과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29일 “경의선(신의주~평양)은 최고 시속 70㎞까지 속도가 나는 등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두만강역~나진항(54㎞) 구간은 러시아철도공사가 개량해 매우 우수하다.

 

평양 주변 철도는 혼잡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철도 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북한철도 개·보수 근거로 삼기 위해, 최근 국토교통부에 경의선 개량과 동해북부선 신설을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신문
이르쿠츠크/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535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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