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 서울 2014] 한옥 지붕에도 수학 있다

 

 

 

양길식 제공

 

http://bridgesmathart.org/bridges-2014-korean/

 

8월 14~19일, 과천과학관에서 수학과 예술 융합한 브리지스 학회 열려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 열리는 기간,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수학 문화 축제가 펼쳐진다.

 

다음 달 14~19일 과천과학관은 ‘브리지스 서울 2014’를 열고 건축,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와 수학의 융합을 시도한다.

30여 개국 400여 명이 브리지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흥미로운 대중강연과 이색적인 전시회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리지스 콘퍼런스는 1998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올해 우리나라가 처음 유치했으며 세계수학자대회와 동시에 개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선빈 국립과천과학관장은 “브리지스 콘퍼런스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적인 특징을 살린 수학과 예술 융합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했다”면서 “일상생활에 녹아 있는 수학을 즐기고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 처마는 파라메트릭 디자인

박정대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인 한옥을 수학으로 풀어내는 대중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옥 처마의 우아한 곡선은 수학적으로는 3차원 곡선에 해당한다. 지붕 정면과 위에서 볼 때 모두 곡선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전통 가옥은 정면에서만 처마가 곡선으로 보이는 2차원 곡선이다.
 

건축에서는 이런 곡선을 디자인에 적용하기 위해 수학 공식을 활용한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종종 쓴다. 박 교수는 “올해 3월 개관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새 둥지를 형상화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가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기하학의 한 축인 도형도 건축의 주된 요소다. 박 교수는 “건축과 기하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대표적으로 ‘타일링’을 꼽았다. 타일링은 2차원 도형으로 3차원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건축 기법이다. 거품처럼 복잡해 보이는 구조도 수학적으로 분해해보면 2차원 도형인 12면체와 14면체로 이뤄진 3차원 도형에 불과하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워터큐브’ 경기장이 거품 구조를 타일링으로 응용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도, 레, 미는 수식으로 표현돼
음악에서도 수학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도, 레, 미 등 음을 만드는 파동의 진동수는 2의 12제곱근으로 나타낼 수 있다. 가령 레는 2의 12제곱근의 2승, 미는 2의 12제곱근의 4승이다. 또 12 자리에 어떤 수를 넣느냐에 따라 독특한 음이 나온다. 이것이 전자음의 원리다.
 

장재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테크놀로지과 교수도 이를 활용한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작곡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훈민정악’ ‘게임 오버’ 등 20여 곡을 작곡했다.


장 교수는 이런 경험을 살려 ‘수와 작곡’이라는 제목으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주제를 융합해 흥미로운 대중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19세기 낭만시대를 지나며 음악가들이 더욱 새로운 음향과 표현을 찾기 위해 수학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20세기에는 독일의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이나 그리스의 이안니스 크세나키스처럼 아예 수학을 이용해 작곡하는 작곡가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브리지스 콘퍼런스에서는 이 밖에도 석굴암 복원에 활용된 수학, 명화 속에 깃든 수학 등 다양한 대중강연을 만날 수 있다.

 

[기사링크]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4857/news

 
과학동아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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