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내려가는 집 값...어쩌지? ㅣ ‘한국형 임대차’ 제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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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급격히 늘어난 월세 계약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주택 임대 계약 중 월세 비중이 57.7%를 기록하며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 중심이었던 한국의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0년까지만 해도 40.8%에 불과했던 월세 비중은 불과 4년 만에 41.4%나 급증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전세사기로 인한 시장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전세 축소 / 출처: 연합뉴스

 

전세사기가 바꾼 임대차 시장

전세사기의 여파는 특히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을 강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69.5%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나 증가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사기 이후 최우선변제금 이하로 보증금을 낮추고 나머지는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전세 제도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형 임대차’ 제도의 종말

사실 전세는 한국의 고성장·고금리 시대를 상징하는 독특한 제도였다. 과거 금리가 10%를 웃돌던 시기에는 전세금 운용만으로도 월세에 상당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임대인은 무이자로 목돈을 활용할 수 있었고, 임차인은 집값의 절반 정도로 거주할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이점이 있었다.

 

이러한 전세의 매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사라졌다. 여기에 전세사기와 역전세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변화는 가속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전국적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제주도의 월세 비중이 78.5%로 가장 높았고, 충남(64.0%), 대전(63.4%), 부산(62.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전남은 44.5%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제도적 요인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비아파트 담보인정비율 하향 조정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기준 강화 등이 월세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재편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특유의 전세 제도는 이제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박서진 기자 psjecon@econmingle.com 이콘밍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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