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사업, "메이저사와 어깨 나란히" Hanwha Aerospace stock set to rebound on takeoff in turbo engine project


한화 '항공기 엔진사업', "메이저사와 어깨 나란히"


세계시장서 힘찬 고공비행


세계적 항공엔진 제조사 P&W와 

국제개발공동사업(RSP) 계약


30여년 신뢰 바탕으로 수익 공유

하청업체 아닌 파트너로서 위상 높아져


    미국 뉴욕에서 북동쪽으로 약 161km 떨어진 코네티컷 주의 주도 하트퍼드. 뉴욕에서 약 두 시간 가량을 차로 달리니 세계 최고의 항공엔진 제작사 중 하나인 P&W(프랫&휘트니) 하트퍼드 본사가 나타났다. 6개 라인을 갖추고 24시간 3교대로 1년 내내 공정을 가동하는 곳이다. 





1925년에 설립된 만큼, 입구에서부터 역사가 묻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기 엔진을 제작하던 과정과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군용기 엔진라인도 함께 생산하는 곳인 만큼 보안도 엄격하게 통제됐다.  



Hanwha Aerospace stock set to rebound on takeoff in turbo engin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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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는 보잉, 에어버스 등 민간 항공기에 납품하는 엔진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제임스 스파이크 P&W 상용엔진 마케팅 담당은 "기어드터보팬(GTF)엔진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엔진을 개발해 최근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한국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제개발공동사업(RSP·Risk & Revenue Sharing Program)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초기 투자부터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RSP는 사업의 위험과 수익을 참여지분만큼 배분하는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TF에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IBR)와 미들터빈 프레임(MTF)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P&W는 GE, 롤스로이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엔진 제조사로 꼽힌다. 한동안 민항기 엔진 사업에서 주춤하다 GTF 개발에 성공하면서 다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료소비는 16% 줄이고, 소음은 75% 감소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엔진이다. 스파이크는 "항공기 한 대당 100만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이 엔진이 사용되는 민간 항공기 기종은 A320neo, A220, E-Jets E2, MRJ, MC-21 등으로 비교적 작은 항공기들이다. 좌석 배치로 봤을 때 복도가 하나만 존재하는 싱글아일(Single Aisle) 형태의 항공기들이다. 스파이크 담당은 "전 세계 중산층의 비중이 2010년 27%에서 2030년에는 58%까지 늘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항공여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민항기 엔진 사업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파이크 담당은 "현재로서는 소형 민항기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며 "특히 중국, 인도 및 동남아 지역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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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연은 30년이 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삼성테크윈이던 시절인 1985년 P&W의 최대주주인 UTC그룹과 협력한 것을 시작으로, 한화그룹으로 통합된 후에도 사업을 꾸준히 이어갔다. 로버트 퀸 P&W RSP 담당임원은 "한화는 항공엔진 사업에 대해 강한 헌신을 보여주고 있고 오랜 기간동안 약속을 이어오고 있다"며 "오랜기간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장기계약에 대한 확신과 품질관리, 회사의 금융상태를 상당하게 중요하게 생각했고 한화는 그 부분을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또 "양사 모두 프로그램 결과를 같이 공유하면서 RSP 회사와 혁신적 품질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동기를 계속 부여하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RSP 투자성과가 커지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RSP 투자는 주로 '개발-생산-애프터스비스(A/S)'의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인 새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생산 단계에서는 초기에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하기 때문에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다. 보통 엔진 업체들은 3단계인 애프터서비스 단계(약 25~30년)에서 수익을 낸다. RSP 방식으로 지분투자를 단행했던 독일 MTU의 경우 17%지분을 투자, 수익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민수사업부장(상무)은 "1억달러(약 1133억원)를 투자할 때 BEP(손익분기점)를 약 15년으로 본다"며 "보통 20여년간 판매를 하고, 애프터서비스는 40년까지도 이어지는 만큼 수익을 내는 기간이 길다"고 설명했다. 또 지 상무는 "최근 GE 등이 RSP에 참가했던 업체들의 지분을 점점 줄이면서 수익을 독식하려고 하지만, P&W는 RSP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RSP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2015년 P&W와 RSP를 계약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8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9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로버트 퀸 P&W RSP 담당임원(왼쪽)과 지명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민수사업부장(상무, 오른쪽)이 하트포드 P&W 본사에 위치한 기어드터포팬(GTF) 엔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임스 스파이크 P&W 상용엔진 마케팅 담당이 미 하트포드 P&W 본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협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RSP 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한화는 P&W와 엮여 있다. 한화는 지난 2016년 P&W의 싱가포르 생산법인 지분도 30%를 인수했다. 향후 40~50년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 이상의 항공기 엔진 부품 공급권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에서 엔진부품 제조사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한 것이다. 


로버트 퀸 P&W RSP 담당임원은 "전 세계에 수백개의 항공기 엔진 부품 파트너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RSP를 맺는 업체들은 6개 가량"이라며 "MTU, JAC, GKN에 이어 한화는 현재 4위 수준으로 손에 꼽히는 위치"라고 말했다.  


수주 실적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4년간 P&W와 GE, 롤스로이스 등과 잇단 RSP 및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하며 수주 금액만 약 171억달러(약 20조원)에 다다른다. 항공업계 강자들이 독식하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반적인 수주-하청업체가 아닌, 글로벌 항공기 엔진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 해외진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한화의 RSP사업 참여는 글로벌 항공업계 신흥강자로 도약할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라며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사업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하트퍼드(미국)=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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