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로 오해받는 김치 표면막 정체는?


곰팡이로 오해받는 김치 표면막 정체는?


'독성 없는 효모'

국내 연구진 밝혀내


   국내 연구진이 오래된 김치 표면에서 자주 발견돼 곰팡이로 오인되는 흰색막의 정체를 알아냈다.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은 22일 김치 표면에 생기는 흰색막은 곰팡이가 아닌 효모에 의해 생긴 골마지(발효성 식품 겉표면에 발견되는 흰색막)이며 이들 효모에서 독성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치 표면막/푸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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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마지는 일반적으로 간장과 된장, 고추장 같은 발효성 식품 표면에 주로 나타난다. 김치에서도 유산균과 효모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면서 숙성될 때 발생할 수 있다. 김태운 김치연 미생물기능성연구단 책임연구원은 “김치에서는 국물에 잠기지 않은 표면에서 골마지가 나타난다”며 “산소와 반응하는 표면에 있는 효모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골마지를 형성한 효모의 종류와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배추김치와 갓김치, 열무김치, 백김치를 수집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DNA를 여러 조각으로 분해한 다음, 조각별 염기서열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체 정보를 해독하는 기술이다.


유전자를 바탕으로 미생물 군집을 분류한 결과, 연구진은 김치 표면에는 한세니아스포라 우바럼(Hanseniaspora uvarum와 피치아 클루이베리(Pichia kluyveri), 야로위아 리포리티카(Yarrowia lipolytica), 카자흐스타니아 세르바찌(Kazachstania servazzii), 칸디다 사케(Candida sake) 등 총 5종의 효모가 골마지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곰팡이로 오해 받은 김치 표면의 흰색막은 5종의 독성없는 효모로 이뤄진 골마지로 밝혀졌다.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김 책임연구원은 “5종의 효모들의 전체 유전자에서 독성을 띠는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골마지가 생긴 김치가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만 추가 동물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골마지를 예방하기 위해선 김치를 포장할 때 모든 부분을 국물에 잠기게 하거나 산소와 접촉면이 생기지 않도록 비닐로 감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약 4도의 저온이 유지되도록 냉장고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책임연구원은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하려면 골마지가 생긴 김치는 그 부분을 걷어낸 다음, 볶거나 끓여먹는 방식으로 김치를 조리해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김치연은 김치 골마지 유발 효모에 대한 유전정보를 김치 미생물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했다. 또 동물실험을 통한 독성평가 등 이들의 안전성 및 생성 방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학술지 ‘저널오브마이크로바이올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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