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무늬만 건설..."갈수록 쪼그라드는 SOC 예산"


그저 무늬만 건설..."갈수록 쪼그라드는 SOC 예산"


내년 SOC 예산 11년 만에 최저


22조~26조 필요한 SOC 예산 올해 19조…내년엔 더 줄어

'생활SOC 예산' 늘렸다지만 태양광·미세먼지 사업 등 포함

성장률·일자리 확대에 '역행'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내수 경기 위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역밀착형 생활SOC’를 보완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 건설업과 무관한 태양광에너지 보급, 미세먼지 대응 방안, 작은 도서관 건립 등 문화·체육·복지예산 항목으로 채워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약 5000억원 적게 책정된 데다 태양광에너지 공급 등 생활SOC 항목에 치중돼 내수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SKT 인사이트/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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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쪼그라드는 SOC 예산

정부가 지난 8월에 발표한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SOC 예산은 18조5000억원으로, 올해 SOC 예산(19조원)보다 줄어들었다. 재정지출을 늘려서라도 신규 고용 부진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충하겠다며 470조원에 이르는 슈퍼예산을 책정했음에도 SOC 예산만 축소했다.


SOC 예산 규모는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 26조1000억원, 2016년 23조7000억원 등이었으나, 올해(19조원) 20조원을 밑돌았다. 2007년(18조2000억원)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10여 년간 SOC 예산은 대부분 22조~26조원대에 편성됐다. 올해 예산도 정부가 당초 17조7000억원을 책정했으나 건설업계의 반발과 국회 논의 등을 거쳐 8000억원가량 증액됐다.


예산 감소 영향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는 9만2000명 줄어드는 등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건설산업연구원은 예상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편성된 내년도 SOC 예산 규모로는 심각한 고용부진과 내수 경기 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활SOC는 ‘무늬만 SOC’

정부는 전통적인 SOC 예산은 줄지만 생활SOC 예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내년 생활SOC 예산은 8조7800억원 규모로 올해(5조8000억원)보다 약 51.2%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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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생활SOC 예산은 기존 문화·체육·복지·관광 등의 예산항목 중 건설업과 일부 관련 있는 항목의 명칭만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생활SOC 예산 항목은 △문화·생활체육 등 편의시설 △지역 관광 인프라 △스마트 영농 △도시재생 △복지시설 기능보강 △미세먼지 대응 △신재생에너지 보급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 미세먼지 차단숲, 전통시장 시설 관리,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금융지원 등 건설업과 무관한 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중 미세먼지 대응 예산(2000억원), 태양광시설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예산(6000억원) 등은 올해 대비 각각 62.8%와 52.3% 증가했다. 건설 관련 항목이라고 해봐야 소소한 것이 대부분이다. 작은 도서관을 건립하거나 전통시장 시설을 현대화하는 수준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과 별 관련이 없는 항목에까지 SOC라는 명칭을 붙였다”며 “실생활에 필요한 도로, 철도 등의 인프라를 포함하지 않은 생활SOC로는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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