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정조의 건축]북수문(北水門, 華虹門)


[끝나지 않은 정조의 건축]북수문(北水門, 華虹門) 


   화홍문은 대한제국 시기 화폐의 바탕 그림으로 사용될 정도로 아름답고 유명한 건물이다. 전쟁 시설이 아름답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정조의 생각은 달랐다. 화려함은 오히려 적군의 기세를 뺏기 충분하다고 여겼다. 그 결과 수원화성 성곽시설이 만들어지고 이 중에서도 화홍문이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김관수 여유당건축사사무소㈜ 문화재실측설계기술자


화홍문 공사는 1794년 초에 시작하였지만, 그해 겨울을 지나 다음 해 1월에 완성된다. 공사 일정을 살펴보면 1974년 2월 28일 터를 닦고 공사를 시작하나 하천 주변 정비가 선행되어야 함을 인지하여 화홍문 공사를 중지하고 도랑 치는 작업만 한다. 어느 정도 하천 정비가 끝나자 7월 9일 주춧돌을 놓고, 8월 3일 7개 홍예가 완성되면서 바로 돌 공사는 끝난다. 상부 누각공사는 잠깐 틈을 두고 시작되어 10월 13일에 상량을 하였지만, 공사를 이어서 하지 못하고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11월 1일 추위로 모든 공사가 중지되지만, 다음 해 2월 정조가 이곳을 지나 방화수류정에 갈 예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화홍문은 공사를 계속한다. 추운 겨울 공사는 더디게 진행되어 1795년 1월 13일 완성된다.




북수문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축성에 관한 공식적 첫 회의가 1793년 12월 8일 시작되었는데 이날 수문(水門, 물구멍)의 구조에 대해 논의하였다. 정조는 수문을 홍예교로 할 것인지 아니면 평교로 할 것이지를 묻자, 이유경은 평교를 개선하면 홍예보다 좋다고 평교를 추천한다. 그러나 조심태는 석교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일단 석교를 설치한 후 장마를 견디는지 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다른 의견을 낸다. 이에 정조는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았는지 더 의논하라고 지시하고 또 결정되면 변경하지 말고 추진하라는 뜻을 전한다. 조심태의 제안대로 수문 실험을 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수문의 홍예 공사는 장마가 끝난 7월 9일 시작한다.


화홍문.1932년에 재건됐다./네이버블로그 우아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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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수문은 2번의 붕괴와 복원을 거쳤다. 첫 번째 붕괴는 순조 시기이고 두 번째는 일제강점기에 일어났다. 두 번의 복원 모두 옛 방식에 충실하고자 했으나 시대적 환경과 문화 기술 경제의 수준이 달라져 원형대로 복원되지는 않았다.


첫 번째 붕괴는 준공 후 50여 년이 지난 1846년 6월 9일 홍수 때문이다. ‘수원부계록(水原府啓錄)’에서는 당시 상황을 ‘이번 9일 비는 밤낮으로 쏟아져 수문의 바닥에 갈린 전돌이 떠내려가자 홍예와 청판석 및 누각이 무너졌다. 또 하류에 있는 남수문과 중간에 있는 매향교도 모두 붕괴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1차 복원은 붕괴된 그해 9월에 시작되는데 돌 공사 부분인 수문만 만들고 누각 화홍문은 복원공사에서 제외했다. 이후 수원유수의 교체로 복원공사는 더디게 진행되어 1848년에 가서야 미복원된 누각이 완성된다.


 

1910~20년 대 화홍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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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부계록 헌종 14년 6월 10일 기록에는 ‘수문을 옛날 건축방식에 따라지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건축설계자인 필자의 생각은 옛날방식이 아닌 새로운 양식으로 복원했다고 보며 이런 이유로 공사 기간이 늘어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창건 시기의 수문구조는 앞뒤에만 홍예가 설치되고 내부는 돌기둥으로 되어 있는데 이 방식은 숭례문, 흥인지문, 장안문, 팔달문 등의 홍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이었다.


홍예는 수직 하중에 대한 구조방식이지 수평 하중과는 관련이 크지 않은 구조이다. 수문의 붕괴원인은 바로 수평 하중의 증가로 일어난 것으로 홍수에 떠내려온 나뭇가지 같은 부유물(浮遊物)이 수문에 막고 이로 인해 물이 불어나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복원은 기존의 방식인 앞뒤에만 홍예가 있고 내부는 기둥으로 된 양식에서 기둥 대신 전체를 연속홍예(vault)를 사용함으로써 수평대항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변경하였다. 수문구조까지 변경하여 복원된 북수문은 76년 후 대홍수를 만나 또 붕괴되고 마는데 이는 다음 편에서 계속하고자 한다.

출처 : 경기신문(http://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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