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밤에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日, 밤에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고충성 일본 후쿠오카무역관


하룻밤에 끝내는 재고 조사 대행, 에스컬레이터 청소 등 호응 얻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정책과 맞물려 동물원 야간 개장도 주목 

일본 정부 여당, 심야시간대 경제활동 활성화 모색 


1. 모두가 잠든 사이에 신속하게 재고 조사 

일본 치바현(千葉県)에 본사를 둔 에이지스(エイジス)는 점포 재고 조사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기업으로,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   


슈퍼마켓, 편의점, 양판점 등의 상품 개수를 전수조사하여 재고를 확정시키는 업무를 일본 전문용어로 ‘다나오로시’(棚卸し)라 부르며, 이를 대행하는 것이 에이지스의 주업임.


다나오로시(棚卸し)의 광경 

자료원: 에이지스 홈페이지




점포 내의 재고정리를 직접 하기 위해서는 일시 휴업을 하거나, 직원에게 야근 수당을 지불하여 작업해야 하는 데다가, 내부직원에 의한 부정회계나 물품 도난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


에이지스는 점포가 밤에 문을 닫은 후 다음 날 개업 전까지 재고정리를 모두 마치는 서비스를 제공함. 위탁하는 점포 입장에서는 제3자에 의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재고 정보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으며, 재고 조사에 따른 매출기회 손실(일시휴업, 야근수당 지불 등)도 최소화할 수 있음. 


에이지스는 일본 내 재고 조사 시장에서 80% 가까운 점유율을 점하고 있음. 세븐일레븐, 로손, 이온, 다이소 등 일본을 대표하는 유통기업 대부분이 에이지스의 고객사로, 거래기업 수는 총 2,500개사 이상, 점포 수로는 연간 21만 점포의 재고 조사를 수탁하고 있음.




에이지스의 최대 강점은 신속하고 정확한 재고 조사에 특화한 인재 육성과 시스템을 보유했다는 점임. 


해당기업은 자사직원이 빠르고 정확하게 상품 개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훈련, 1년 차 직원은 1시간 당 1000~2000개, 5년 차 이상이 되면 1시간당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셀 수 있음. 사내에서 가장 실기가 뛰어난 직원은 1시간에 8000개 이상의 재고를 정확히 셀 수 있다고 함.   


에이지스는 사내에서 재고 조사 경진대회를 개최하며, 재고 조사의 속도 및 정확도가 향상된 직원에 대해서는 급여 인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 


에이지스의 숙련된 직원이 물품을 신속하게 세는 모습(TV 방영)

자료원: TBS(화면캡처 후 재구성)




가령 총 상품 수가 12만 개 규모의 중형 양판점의 경우 재고 조사를 하는데 일반인 5명이 평균 3~5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에이지스에 위탁할 경우 작업인원 수 4명으로 5시간 만에 모두 마칠 수 있음.


에이지스의 재고 조사 사례

자료원: TBS(화면캡처 후 재구성)


또한 에이지스는 자사에서 개발한 재고 조사 전용 단말기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작업하며, 각종 데이터를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보고서로 보고함.  




에이지스는 재고 조사 업무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시행 중임.

   

에이지스는 재고 조사 외에도 상품별 유통기한 조사, 신장 개업을 위한 상품 진열, 폐업에 따른 재고 정리, 가격표 탈부착 등의 업무도 대행함. 이들 서비스 모두 24시간 어느 시간대든 대행이 가능해 점포 입장에서는 영업시간 외에 위탁함으로써 업무효율화를 기할 수 있음. 


또한 물류 창고의 재고관리, 도서관의 소장도서 점검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음.


에이지스의 새로운 업무영역 예시, 물류창고 관리 및 도서관 장서 점검 

자료원: 에이지스 홈페이지




일본 내 독보적인 재고 조사 기업의 위상을 활용,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기 진출          

2. 하룻밤에 끝내는 에스컬레이터 청

일본 히로시마(広島)에 소재한 주식회사 젠칸(株式会社 善管)은 에스컬레이터 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임.

해당기업은 번잡하고 장기간 소요되던 에스컬레이터 청소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시행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음.


에스컬레이터 청소 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발판임. 깊은 홈이 많이 패인 구조 때문에 찌든 때가 쌓이기 쉬워 특수한 장비를 이용하지 않으면 청소가 어려움.


에스컬레이터는 발판 아래 부분에 작동을 위한 기계가 위치하고 있어 물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기계 고장을 막기 위해 발판을 모두 분리하여 별도의 장소로 옮긴 후 작업해야 함.


(좌) 에스컬레이터의 구조, (우) 일반적인 발판 청소 절차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젠칸 홈페이지 




젠칸은 자사가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한 특수 청소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함. 고압으로 물을 분사하는 동작과 오수를 빨아들이는 동작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물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기 때문에 발판에다가 직접 기계를 대고 물청소가 가능해짐


젠칸이 개발한 에스컬레이터 전용 청소기 

자료원: 젠칸 홈페이지


발판 부분의 청소 때문에 통상 3일이 소요되던 에스컬레이터 청소를 젠칸은 6시간 만에 마칠 수 있음. 일반적인 에스컬레이터 청소 대비 1/3 정도의 가격으로 고객 만족도도 높음. 


젠칸의 에스컬레이터 청소 전후 모습

자료원: 젠칸 홈페이지




젠칸의 고바야시 사장은 인터뷰에서 “하룻밤 사이에 에스컬레이터 청소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우리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하며, “우리 회사에 청소를 의뢰하는 건은 거의 모두 하루만에 끝내는 야간작업으로 다른 회사와 명백히 차별화되고 있다”고 설명함.


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국에 에스컬레이터가 약 10만기 정도 존재함. 인터뷰 결과 젠칸의 수주량은 연간 200기 규모로, 젠칸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임.   

 

3. 야간개장 동물원, 관광객 유치 정책과 맞물려 증가 추세 

일반적으로 낮 시간에 운영되는 동물원의 야간 개장 사례가 일본에서 늘고 있음.




일본 내 동물원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이트 ‘doubutsuen.net’에 의하면, 현재 일본 전국 27개 동물원에서 야간 개장을 시행 중임. 기존에는 주로 8월 달에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야간 개장시기를 확장하는 동물원이 늘고 있음. 


오사카에 소재한 덴노지동물원(天王寺動物園)은 10월 한 달간 매 주말 ‘MOON NIGHT ZOO’라는 이름으로 저녁 8시까지 운영, 이 기간에 연간 방문객의 10% 이상이 몰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음.    


덴노지동물원의 ‘MOON NIGHT ZOO’ 홍보물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


야생동물 중 야행성 동물이 많아 이들의 생생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밤의 동물원’이라는 비일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인기 있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음.


야간개장 동물원의 전경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마루야마동물원 홈페이지




동물원의 야간 개장은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과도 관련성이 있어 향후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임.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조사 결과,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사항 중 ‘저녁 이후에 즐길 꺼리가 적다’는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함. 불만 유형별로 해당 답변이 미국인 관광객 대상 설문에서는 3위, 아시아로부터의 방문객 대상 설문에서도 4위를 각각 차지


정부 여당인 자민당 내 한 의원 모임은 외국인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야간에도 방문할 수 있는 문화시설, 오락시설의 확충 및 야간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환경정비를 아베 총리에게 건의한 바 있음.  


일본의 경제전문가 모리나가 타쿠로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공성이 높고, 집객력이 있는 동물원의 야간개장은 공공 교통 운행 및 주변시설의 영업시간을 연장시킬 수도 있어 파급효과가 크다.”고 하며 동물원 야간개장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주목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지역활성화의 한 방편으로 수족관, 식물원 등에도 야간 개장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 

  

한 예로 고치현(高知県)에 위치한 마키노식물원(牧野植物園)은 2018년 가을부터 야간 개장을 실시, 10월에서 3월까지는 20시까지, 4월에서 9월까지는 21시까지 운영할 예정, 별자리 관측 이벤트, 야간 촬영 이벤트 등을 실시


4. 시사점

최근 일본에서는 일몰 이후부터 심야시간대의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나이트타임 이코노미’(ナイトタイムエコノミー)가 경제활성화를 위한 이슈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 화두는 일본 정부 여당인 자민당(自民党) 내에서도 무게감 있게 다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됨.  

 

과거 야간경제에 대한 시각은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등 유흥분야에 치중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24시간 체제로 생활을 지탱하는 경제활동’이라는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주목을 얻고 있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연구소의 키소(木曽) 객원연구원은 “일본은 본래 ‘밤은 자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해 다른 나라에 비해 야간 경제의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으나 경제 발전을 위해 지금 활용도가 낮은 밤 시간대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논평 

  

자민당은 2018년 중에 나이트타임 이코노미의 활성화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24hour Japan 추진협의회(가칭)’을 설립할 계획임. 여기에는 자민당 간사장(당내 2인자), 전 관방장관(한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 등 거물 정치인이 참여할 예정이며, 국토교통성(한국의 국토교통부에 해당) 차관이 간사를 맡는 등 영향력 및 정책 추진동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됨.    


일본의 나이트타임 이코노미 활성화 움직임은 일본 내 창업이나 일본 기업과의 비즈니스 기회 모색에 힌트를 제공할 것임.

한편, 야간에 영업이 이뤄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에서 구축할 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인건비를 사전에 감안해야 함.   


일본 노동기준법(労働基準法) 상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의 심야시간에 이루어지는 근로에 대해서는 임금에 최소 25%를 할증해서 지급해야 함. 


일본의 한 경제전문가는 “다른 기업이 영업 하지 않은 시간대는 그 자체로 틈새시장이 될 수 있지만, 야간 근무에 따른 인건비 등 추가적인 코스트를 지불해도 수익이 창출된다는 것이 비즈니스의 대전제가 될 것”이라 지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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