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후학습자, "일하며 교수·토목박사 꿈 도전"


고졸 후학습자, "일하며 교수·토목박사 꿈 도전"


배움에 순서는 중요치않죠"


先취업 後학습 성공담

졸업후 실무현장 누비며

지식 갈증 느낀 직장인들

재직자 특별전형 등 활용

대학 진학해 일·학습 병행


<고졸 성공시대>


  요리사를 꿈꿔 특성화고등학교 조리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레스토랑에 취직한 김용훈 씨(27)는 지난해 세종대 호텔외식관광프랜차이즈 경영학과 17학번으로 입학했다.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은 이뤘지만 훗날 교수가 돼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우연한 기회에 요리 분야 전문가이신 교수님의 수업을 듣게 됐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가치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아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선배가 되는 일이 너무 멋지게 다가왔고, 그와 동시에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 대학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 진학을 결정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다.


직장을 포기하고 학교에 다니기에는 그간 쌓은 경력이 아까웠고, 자신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도 알지 못했다. 이에 김씨는 졸업한 고등학교에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고 취업담당 교사를 통해 `재직자 특별전형`이라는 생소한 전형을 알게 됐다. 재직자 특별전형이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산업체에 3년 이상 재직 중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김씨는 재직자 특별전형이 개설된 모든 대학 학과 홈페이지에 접속해 학과 목표, 교과 과정, 교육 내용 등을 비교한 뒤 세종대 호텔외식관광프랜차이즈 경영학과를 선택했다. 세종대는 재직자 특성을 고려해 주 1회 수업으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고 입학 시 1년간 등록금의 30%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김씨는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올 때만 해도 대학에 진학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에 나와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상황이 변하고 목표가 바뀌면서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공고를 졸업하고 2012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한 변기영 씨(26)도 `선취업 후학습`을 통해 자기계발을 이뤄가고 있다. 변씨는 현재 LH토지주택대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다. LH에서 공사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전문 지식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져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변씨는 LH에서 운영하는 사내 대학인 LH토지주택대에 진학했다. 현장 실무에 도움이 되는 이론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수진, 커리큘럼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LH토지주택대는 `총명예지(聰明叡智) 인재 양성을 통한 글로벌 코리아 건설`이라는 건학 이념 아래 2013년 3월 개교했다. 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LH에서 토목공학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라며 "후배들이 회사를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스펙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씨와 변씨처럼 `선취업 후학습`에 나서는 고졸 취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장학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학비가 부담스러워 대학 진학을 망설이는 고졸 취업자라면 정부의 각종 장학금 혜택을 먼저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고등학교 졸업 후 중소기업에 재직하면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희망사다리 장학금 Ⅱ유형)을 올해 2학기부터 신설했다.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이하 후학습 장학금)은 청년일자리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고졸 재직자들이 학비 부담 없이 언제든 지속적인 후학습을 통해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후학습 장학금은 중소·중견기업에 3년 이상 재직 중인 대학 재학생(1~4학년)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해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돼 장학금을 지원받으면 수혜 학기당 4개월간 기업에 재직해야 한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에 사업 예산 290억원을 통해 약 9000명의 후학습자를 지원하며, 직업계고 졸업 여부와 청년층(만 34세 이하) 여부 등을 우선 고려해 오는 10월 최종 장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김영곤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관은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 지원으로 우리 사회에 `선취업 후학습`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더욱 확대해 학생들의 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취업 확대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양연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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