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범벅 “태양광패널 독성폐기물, 원전의 300배”...무방비로 매립만


중금속 범벅 “태양광패널 독성폐기물, 원전의 300배”...무방비로 매립만

‘폐 태양광 패널’ 폭증
2030년 1만9000여t에 달할 듯

생산자 재활용 의무 5년뒤 시행
쏟아지는 패널쓰레기 땅에 묻어

산지 태양광 난개발 문제 되자
환경부, 뒤늦게 평가지침 발표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과 발암 물질 성분이 함유된 폐패널이 현행 재활용 제도의 미비로 인해 2023년까지 무방비로 매립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목표 연도인 2030년에 수명이 다 된 태양광 폐패널만 1만9000여t에 달하고 2040년에는 7만여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폐패널은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환경 훼손과 붕괴 우려가 있는 지역에 태양광 사업을 못 하도록 뒤늦게야 세부지침을 내놓았지만, 태양광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자인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15년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전제로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을 분석한 결과, 2016년 39t에 불과했던 연간 폐패널 발생량은 2023년부터 9681t으로 7년 새 247배나 급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30년에는 1만9077t, 2035년 5만3260t, 2040년 7만2168t으로 폐패널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태양광 발전에는 납과 같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해물질 등이 쓰인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태양열을 전기로 바꾸려면 화학물질과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런 물질이 밖으로 나오면 환경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폐패널 등에 함유된 유해물질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환경법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미국 타임스지가 2008년 ‘환경 영웅’으로 선정한 대표적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이끄는 환경단체 환경진보(EP)는 “태양광 패널은 원자력발전소보다 독성 폐기물을 단위 에너지당 300배 이상 발생시킨다”며 “태양광 쓰레기에 포함된 발암 물질이 식수원으로 침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처럼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폐패널을 올해 말에야 생산자책임제 활용제도(EPR)에 포함할 방침이다. EPR 제도는 제품생산자가 폐기물 중 일정량을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폐패널은 EPR에 포함되지 않아 대부분 매립되고 있다”며 “폐패널을 EPR에 포함하더라도 유예기간이 있어 이르면 2023년부터나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9일 태양광 환경훼손 최소화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협의 지침을 마련해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침을 만들기 전 산지전용허가기준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된 지침이 없는 바람에 각 지역 환경청에서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태양광 발전을 허용했다.

이번 지침에는 산지전용허가기준으로 경사도 15도 이상인 지역을 회피지역으로 선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사도가 높으면 쏠림 현상이 발생해 태양광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새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난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여의도 면적(2.9㎢)의 2.35배에 달하는 산림이 태양광 사업 때문에 사라졌다. 경기 안성, 충북 옥천 등에서는 무리하게 추진되는 저수지 수상태양광 사업에 주민들이 경관훼손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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