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적격성 심사 결과' 발표 왜 미루나


위례신사선 '적격성 심사 결과' 발표 왜 미루나

집값 자극 우려에 공개 '쉬쉬'

KDI '경제성 평가' 기준치 통과
위례 3개 철도사업 중 첫 사례
개통 땐 위례~신사 20분대로
송파구 가락동 일대 수혜

기재부 심의·실시 협약 체결 등
실제 개통 10년 이상 걸릴 듯

   10년째 지지부진하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신도시에 예정된 3개 철도 사업 중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긴 첫 사례다. 그러나 집값 자극을 우려해 기획재정부와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위례신도시뿐 아니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등이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사업성 충족”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위례신사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조사에서 ‘경제성 평가(B/C)’ 값 기준치(1.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사업의 경제성·정책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CA)가 맡는다. B/C가 1.0을 넘었다는 것은 사업성이 있다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PIMAC와 서울시의 협의 과정에서 경제성이 있다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연말 나올 ‘서울시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도 담길 예정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동 사이 14.8㎞를 잇는 경전철이다. 위례중앙광장에서 출발해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삼성동을 지나 3호선 신사역에 도착한다. 역사는 모두 11개다. 사업비는 1조4253억원이다.

이 사업은 위례신도시 주민의 숙원 사업이다.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처음 담겼으나 10년째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업 주관사로 참여한 삼성물산은 2016년 10월 사업을 포기했다. 민간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다 GS건설이 새 주관사로 나서자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사업안을 PIMAC에 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요 예측 자료를 PIMAC에 추가 제출해 사업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3호선 신사역, 2호선 삼성역 등 강남 주요 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주요 업무지구가 모여 있는 강남권을 관통해 직주근접성도 높다는 평가다. 노선 개통 뒤엔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20분 내외로 줄어든다.

늦어지는 공식 발표
그러나 이런 사실은 당분간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서울시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위례신사선의 적격성 조사 결과 발표는 당초 7월에 나올 예정이었다. 지난달로 한 차례 미뤄진 데 이어 지금까지도 결과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PIMAC는 당초 이번주까지 조사 결과를 서울시에 구두로 알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7일까지 결과가 통보되지 않았고 PIMCA에서 10월에 최종 결과를 통보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결과에 관해 함구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시는 집값 과열 우려에 여의도·용산 개발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이은 개발 계획 발표로 부동산시장이 들끓고 있는 만큼 추가로 개발 계획을 내놓는 것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강북 경전철 4개 노선을 조기 착공한다고 발표한 이후 수혜 지역 집값이 급등했다”며 “위례신사선의 경우 결과 발표뿐 아니라 사업 시기를 늦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송파구 가락동 일대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위례신사선은 강남 주요 일자리를 지나는 알짜 노선”이라며 “개통 뒤 위례신도시와 가락동의 직주근접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재부 민간투자사업 심의, 실시협약 체결, 실시계획 승인 등 절차가 여럿 남아 개통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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