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항구들 움직임 증가…선박 늘고 석탄 야적량 변화


북한 석탄 항구들 움직임 증가…선박 늘고 석탄 야적량 변화


어디론가 계속 향하고 있는 모습 민간위성에 포착

유엔 대북제재에도 아랑 곳 없어


    안보리 결의 위반 품목인 북한 석탄이 어디론가 계속 향하고 있는 모습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북한 석탄 항구들을 드나드는 선박이 늘었고, 쌓여있는 석탄의 양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석탄을 취급하는 북한 남포 항은 한 달 사이 여러 척의 선박들이 드나들었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 Inc.)’의 위성사진 한 달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7일 단 1척의 선박이 포착됐던 북한 남포 석탄항구엔 지난달 10일 선박의 숫자가 2척으로 늘어났습니다.


원산 항을 촬영한 이달 1일(위)과 지난달 25일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철광석으로 보이는 광물을 싣고 있는 선박(위 사진 붉은 원 안)이 포착된 가운데 석탄 야적장 앞에 정박한 선박(아래 붉은 원 안)도 보인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이후 12일에는 이 중 1척이 떠났고, 17일엔 같은 자리에 길이가 150m에 이르는 더 큰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선박은 적재함이 열려 있었는데,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정색 물질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달 22일 위성사진에는 적재함이 열려 있던 선박은 물론 지난달 7일부터 포착된 선박까지 모두 사라졌고, 27일엔 적재함이 4개인 145m 길이의 또 다른 대형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이 선박은 이달 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자취를 감췄지만, 대신 동쪽 부두에 적재함을 열고 있는 또 150m 길이의 선박이 자리했습니다.

이어 가장 최근인 5일자 위성사진에선 단 한 척의 선박도 없이 항구 전체가 텅 빈 모습이었습니다.


     석탄을 취급하는 남포 항구의 지난달 7일부터 이달 5일 사이 변화 모습. 붉은 원 안에는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선박

     들이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관찰 시점을 더 넓혀 보면 이 항구에서의 움직임이 7월 말에 접어들면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석탄을 주로 취급하는 남포 항구에서는 지난 5월24일부터 26일 사이 배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6월까지만 해도 단 한 척의 선박도 포착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7월24일부터 대형 선박 2척이 나타났다 사라진 뒤, 8월에 접어들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런 변화는 역시 석탄을 취급하는 인근 항구 송림에서도 포착됐습니다.


     송림 석탄 항구를 촬영한 지난달 11일(왼쪽)과 16일 위성사진. 11일 사진에 대형 선박이 포착됐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송림 항구에는 지난달 11일 적재함 속이 까맣게 보이는 대형 선박이 위성사진을 통해 발견됐는데, 이 선박은 며칠 뒤 떠난 듯 16일 사진에는 해당 부두가 비어 있었습니다. 


과거 송림 항구에서 선박들의 모습이 사실상 포착되지 않았던 점을 미뤄볼 때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러시아를 거쳐 한국에 유입된 석탄의 최초 선적지였던 원산에서도 석탄과 관련한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원산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을 살펴 보면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석탄 야적장 바로 앞에 정박한 1척의 선박이 발견되지만, 1일 이 자리에는 어떤 선박도 정박해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석탄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트럭들의 움직임이 일부 포착됐고, 인근 석탄 야적장에 쌓인 석탄의 양에도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특이한 것은 석탄 부두 바로 옆에 또 다른 선박이 선적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붉은 색과 하얀 모래 색상의 광물이 쌓여 있었습니다.


색깔만으로 광물의 종류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붉은 색은 철광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석탄은 물론 모든 종류의 북한산 광물에 대한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선박들이 석탄을 적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re is no question that they are loading up...”

이번 움직임이 실제 북한산 석탄에 대한 불법 수출과 연관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One thing to remind...”

운송 수단이 여의치 않은 북한은 내부로 석탄을 운반할 때도 선박을 이용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 상식적으로 외화벌이를 위한 석탄 운송이 더 많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브라운 교수는 대북제재 이후 북한의 석탄 수출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런 방식의 밀수출은 북한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가 이용 계획을 밝힌 북한 라진 항에서도 석탄과 관련한 움직임이 일부 포착됐습니다.


    라진 항구의 지난달 11일, 19일, 27일과 이달 1일 위성사진. 석탄 양(붉은 원 안)이 조금씩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앞서 안드레이 타라센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주지사 대행은 5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해주에서 석탄을 실은 첫 번째 열차가 라진으로 떠났다”며, 라진 항을 석탄 환적 기지로 이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VOA’ 확인 결과 라진 항구에 쌓여있던 석탄의 양은 지난달 11일, 19일, 27일, 이달 1일에 걸쳐 계속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러시아의 첫 번째 열차가 도착하기 이전부터 움직임이 있었던 겁니다.


안보리는 북한 석탄에 대한 수출 금지를 결정하면서 라진 항을 경유하는 러시아산 석탄 수출을 예외로 한다는 면제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이 규정을 이용해 북한 항구를 거쳐 한국에 석탄을 수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을 기항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독자 제재 규정을 발표하면서 무산됐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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