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병 '고지혈증'..."좋은 콜레스테롤`에 달려있어"


사회병 '고지혈증'..."좋은 콜레스테롤`에 달려있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초연구위원회 학술회 발표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과음 및 스트레스로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스타틴(statin) 계열 약물과 관련해 최근 당뇨병 발생, 간독성, 근육병증 등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면서 그 대안으로 고지혈증 치료로 `좋은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초연구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9월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고지혈증 치료는 부작용을 유발하는 약물의존보다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며 폴리코사놀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코사놀(Policosanol, polycosanol)은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 왁스에서 추출한 천연지방 알코올 추출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보통 저밀도 지질단백질(LDL)을 낮추고 HDL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코사놀은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아 판매되고 있다.




조경현 영남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적용한 인체시험 결과 폴리코사놀 복용 24주 후 모든 지단백질의 성상은 항동맥경화(anti-atherogenic) 기능 강화로 개선됐고, LDL은 산화가 현저히 억제된 반면 HDL은 높아진 항산화, 항당화 반응을 보였다"며 "이러한 결과에 비춰봤을 때 폴리코사놀을 6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한 경우 경계성 고혈압이었던 참여자들이 말초 혈압과 대동맥 혈압의 수치가 동시에 정상수준으로 줄어들면서 HDL-C(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고지혈증에서 폴리코사놀의 유용성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이러한 대안요법이 노화 관련 질환, 고혈압, 당뇨 및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을 예방하거나 억제시킬 수 있어 수명 연장과 항노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폴리코사놀이 인체 지질 수치와 HDL 기능을 개선한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팀은 9주간의 동물(제브라피시)실험을 통해서도 폴리코사놀 성분이 HDL 콜레스테롤의 양을 늘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본태성 고혈압 쥐에게 8주동안 폴리코사놀을 투여한 결과 고혈압이 현저히 개선되고 지단백질들 기능이 좋아진다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살로메 이본느 페르난데즈 박사 (쿠바 DALMER S.A 연구소)는 "쿠바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폴리코사놀은 임상시험에서 동맥경화성 질병과 그 합병증을 억제 혹은 완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면서 "인체시험 종류와 연구 대상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HDL-C를 5~7% 혹은 40% 이상 증가시켰고 이러한 상승은 이상지질혈증, 당뇨, 관상동맥질환자, 고령자 혹은 폐경기 여성 등 다양한 환자들과 가장 높은 투여 용량에서 얻을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본느 박사는 또 "정상 수치의 콜레스테롤을 보이는 참여자에게서도 HDL-C의 상승 효과가 관찰됐으며 노화 관련 질병들, 고혈압과 중풍 등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지혈증은 유전적인 요인이 있지만 기름기가 많은 육류, 명란과 같은 알 종류, 새우, 오징어, 달걀노른자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습관과 잦은 음주가 중성지방혈증을 높여 발병한다. 당뇨나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과 같은 신장 질환에서도 에너지 대사에 문제가 발생해 고지혈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주로 혈관 내에 지방찌꺼기가 축적되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를 유발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말초동맥폐쇄질환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고지혈증은 흔히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된 상태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이 증가된 상태이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12년 122만명에서 2016년 177만명으로 연평균 9.7%씩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107만명으로 남성(70만명)보다 1.5배나 많고 60대는 10명 중 1명이 고지혈증 환자다. 




고지혈증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엄격하게 지키면 총 콜레스테롤 기저치의 20%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야 한다면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피브레이트 계열이 대표적이다. 그중 스타틴 계열 약물이 가장 널리 쓰인다. 콜레스테롤 합성저해제라고 불리며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집중적으로 떨어뜨리고 중성지방도 일부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세계에서 하루 3000만명 이상이 콜레스테롤 혈증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010~2014년 5년간 고지혈증 환자의 65.51%가 스타틴 계열 약물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타틴의 부작용과 LDL 콜레스테롤이 최적의 농도에 도달한 이후에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상당 수준 잔존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과 대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심혈관질환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좋은 콜레스테롤 HDL`이다. 


요시나리 우에하라 교수(일본 후쿠오카대 스포츠내과)는 "재조합 HDL, 온전한 아포리포단백질, 유사 펩타이드 등 HDL 유사체를 사용한 HDL 치료는 동물시험에서 큰 효과를 보여 관상동맥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파티하 티벳 교수(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립대 의과학과)는 "HDL 등 지단백질에 의해 운반되는 마이크로 RNA(miRNAs)가 관상동맥질환의 표적치료제 또는 생체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HDL콜레스테롤도 과유불급…`양보다 질` 따져라 

그동안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심장에 약(藥)이 되고, LDL 콜레스테롤은 독(毒)이 된다는 것만 강조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HDL콜레스테롤도 산화되면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HDL콜레스테롤의 양뿐만 아니라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가 많이 나왔다. 


HDL 콜레스테롤은 HDL 단백질,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으로 구성되는데, 건강한 HDL 콜레스테롤은 모양이 매끈하고 크기가 크며, HDL 입자 속에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말한다. 병든 H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을 감싸고 있는 HDL 단백질이 부서져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크기가 작으며, HDL 입자 내에 콜레스테롤은 적고 중성지방이 많다. 




HDL 콜레스테롤이 병드는 이유는 활성산소, 흡연, 액상과당, 트랜스지방이 원인이다.


활성산소는 HDL 단백질을 산화시킨다. 흡연을 하거나 액상과당, 트랜스지방을 먹으면 우리 몸에 여러 산화물·당화물 등 해로운 염증 물질들이 생기고 이런 물질들이 HDL 표면에 붙어 단백질을 파괴한다. 


HDL콜레스테롤 기능을 높이는 생활습관은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고 금연, 액상과당,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가공식품도 피해야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건강을 위한 다양한 병용 요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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