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 성공은 '발품'…현장답사는 필수


경매 낙찰 성공은 '발품'…현장답사는 필수


예비신부 경미씨 따라 경매하기 


  자료조사가 경매의 연습게임이라고 하면 현장 조사는 본게임이다. 경매 투자의 성공 여부가 바로 '발품'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본 단계인 자료조사가 끝나면 직접 확인 할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작성한 후 현장을 찾아야 한다. 해당 물건은 물론 주변 시세까지를 확인해 투자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자료조사를 마친 나경미씨 역시 마음에 둔 아파트 경매 물건을 직접 보기 위해 남편이 될 김일만씨와 함께 주말에 현장을 찾아갔다. 3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최소 2억40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말에 일만씨는 신기해 했다. 하지만 경미씨는 해당 물건이 이미 두 번이나 경매에서 유찰된 점에서 본인이 모르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닐지 의심스러웠다. 


경매 참여자들이 경매에 앞서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다/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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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우선 관리사무소를 찾아갔다. 경매로 나온 집을 알아보러 왔다고 말하고 확인해 보니 관리비가 47만원 밀려 있었다. 현재 누가 살고 있는지도 물어봤지만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음으로 경미씨가 찾은 곳은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경매 물건에 대해 궁금해서 왔다고 하니 중개업자는 해줄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미 경매 물건을 알아보려고 다녀간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그곳을 나와 다른 중개업소로 들어갔다. 여기서는 질문을 조금 바꿔 봤다. 급매 물건이 있으면 사고 싶다고 했더니 해당 중개업자는 상세히 설명을 해줬다.


이를 통해 경미씨는 해당 아파트 단지의 시세나 급매가ㆍ전셋값 등을 알 수 있었다. 매물로 나온 집이 세 곳 있었는데 마침 경매 물건의 바로 옆 동이면서 같은 층인 매물이 있어 경미씨는 그 집을 보여 달라고 했다. 주인이 외출 중인 상태라 허락을 받고 중개인과 함께 집을 둘러보니 중간 층이라 어둡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넓어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신혼집으로는 아담하고 괜찮아 보였다.


이후 경미씨는 관할 주민센터를 찾아 경매로 나온 집의 전입 내역을 조사해보려 했으나 주말이라 확인할 수 없었다. 이틀 뒤인 월요일 점심 때 다시 해당 주민센터에 들러 전입세대 열람을 신청했다. 확인 결과 처음 경매정보사이트에서 봤던 정씨와 박씨 두명뿐이었다. 다행히 숨겨진 변수는 없었다.


이제 남은 일은 입찰가를 정하는 것이다. 경매사이트에 다시 들어가 해당 물건을 확인하니 조회 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입찰을 3일 앞둔 시점에서는 조회 수가 600건이 넘어갔다. 다른 경매사이트에서도 확인해보니 해당 물건은 거기서도 인기 매물 중 하나였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경미씨는 웬만한 가격으로는 낙찰이 힘들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자금 여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입찰가를 무작정 높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현장 조사 때 중개업소에서 소개한 매물 중 최저가는 3억3000만원이었다. 전세는 1억5000만~1억6000만원 선. 전세 물량은 거의 없었다.


중개업소에서 알려준 가격이 실제 거래가와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해당 단지에서 최근 1년간 거래된 것 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빼고 평균을 내보니 3억4000만원이었다. 동일 단지에서 기존에 경매가 이뤄진 적이 있는지도 찾아봤다. 같은 평수의 경매 물건 낙찰가는 2억6000만~2억8000만원 사이였다. 강서구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최근 3개월 평균 81% 수준이었다.


     


세번째 방문한 날에는 해당 아파트 주변을 좀 더 상세하게 파악했다. 아파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호재가 있으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인식 때문에 낙찰가도 시세에 가까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색해 보니 인근 한강 둔치와 연결되는 보행로 개발계획이 있었다. 그 밖에 가양동 지구단위계획도 미래가치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동네를 머릿속에 완전히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현장 조사를 한 경미씨는 경매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도움말=지지옥션>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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