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로 이란 건설 수주도 `초토화`


미 제재로 이란 건설 수주도 `초토화`


현대엔지니어링 석화단지 조성

SK건설 이란 정유사 현대화 등

대형 프로젝트 발주 무산·지연

국내 건설사들 사업추진 '제동'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 '노다지'로 꼽혔던 이란 건설 시장이 '황무지'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강화로 지난 6월부터 국내 건설사들이 기존에 수주했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등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특히 7일부터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 금융조달이 어려워져 현재 사업이 연기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도 줄줄이 무산될 우려가 높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건설 수주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와 4위였던 이란은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의 수주 노다지로 꼽혀 왔다.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해 이란 건설 시장에서 수주한 건설공사액은 52억3000만 달러로 2위인 인도(29억1000만 달러)보다 2배 수준으로 많았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2년 7개월 만에 부활하면서 수주가 중단되는 등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일단 7일부터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을 대상으로 1차 조치가 이뤄진다. 원유 거래 금지 등 이란을 직접 겨냥해 보다 큰 타격을 미칠 2차 제재는 11월부터 시행돼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면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


우리 건설업계는 이미 이란 제재의 후폭풍에 노출되고 있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이 수주한 2조3000억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시설 추가 설비 공사 계약이 무산된 것을 신호탄으로 5조5000억원대 대형 프로젝트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3월 이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로는 역대 최대인 3조8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 조성 사업은 금융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SK건설이 같은 해 8월 수주한 1조7000억원의 이란 타브리즈 정유회사 현대화 사업도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본계약 체결 이후 공사 본격화를 위한 금융조달 방안 등은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아직 공사 초기 단계여서 금전적인 손실이 크지 않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향후 수주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해외건설 전문가들은 이란 건설 시장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 관계자는 "지난 6월 산유국들이 증산 합의를 했지만 유가가 얼마나 오를지가 관건"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현재 배럴당 60∼7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오르지 않는 한 이란 건설시장 수주 상황이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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