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 건설업계 ‘젊은 손’이 없다


남가주 한인 건설업계 ‘젊은 손’이 없다


젊은 한인들 이제 보기 힘들어

현재 지역 내 건설 경기는 ‘최고조’


한국 경기 침체에 미국 진출 기회될 수도


  “건설 현장에는 늘 사람이 부족해요. 특히 젊은 한인들은 이제 보기 힘들답니다”

남가주 한인 건설업계가 건설 경기가 활성화된 호재를 맞고 있지만 현장 건설 노동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젊은 한인들을 중심으로 건설업 기피 현상이 더해지면서 이제 건설 현장에서 젊은 한인들을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한인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건설 경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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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개발붐도 불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규모가 큰 건설업체일 경우 매주 콘도나 아파트를 개발하자는 제안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과거에는 건설사가 땅주인을 찾아 다니며 개발하자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건설 경기 호조에도 한인건설업계는 마냥 미소만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한 인력난 때문이다. 좀더 정확히 말해 젊은 한인들을 건설 현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한인건설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건설업계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허가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빌드줌’(BuildZoom)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30%나 건설 인력이 줄어들었다. 


건설 인력의 증감은 건설 붐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주택 건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5년 미국 전체 건설 인력은 모두 1,170만명에 달했다. 이후 주택 경기가 하강세를 보이자 건설 인력도 줄기 시작해 1,00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한인 건설업계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젊은 한인들의 경우에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일부 건축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사무관리직으로 가기 위한 전단계로 현장 실습 차원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젊은 한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건설현장엔 숙련된 ‘손’이 많이 필요한데, 현장에서 기술 전수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 젊은 인력 공급이 안되면서 한인 건설업계의 미래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고암건설 김춘식 대표는 “건축 경기는 활발하지만 인력난은 여전하다”며 “기술을 가진 한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고 새로 기술을 배우겠다는 젊은 한인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 인력을 구하는 일은 하청업체의 몫이 되고 말았다. 


젊은 한인들이 부족한 자리를 히스패닉 인력을 대체하거나 필리핀이나 베트남 출신의 인력들이 대신하고 있다. 하청업체들은 행여나 인력들이 이탈할까 노심초사다.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형성해 이탈을 방지하려는 자구책을 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한인 건설업체들의 걱정은 심각한 수준이다. 트럼프 정부의 원목과 철강 추과관세 부과로 원목 가격은 올해만 30% 뛰었고 철근 가격도 상당히 올랐다. 여기에다 부동산 개발 활황으로 인건비가 껑충 뛰면서 건설비용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올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남가주 건설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한인 건설업체들은 현장 노동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가주 내 한 주택건설 현장. [AP]



결국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에 인력난까지 한인 건설업계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또한 한인 건설업계의 구인난이 심각해질수록 주택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캘시티 건설 임우성 대표는 “한인들 사이에 근력이 필요한 건설노동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며 “하청업체를 운영하거나 기술자들 중에는 한인들이 많지만 노동마켓에서는 한인들이 없는 상황이 현재 한인 건설업의 현황”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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