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콘크리트 대(對) 포틀랜드 시멘트..."고대 콘크리트가 더 강한 이유" VIDEO: How seawater strengthens ancient Roman concrete


로마 콘크리트 대(對) 포틀랜드 시멘트..."고대 콘크리트가 더 강한 이유"

How seawater strengthens ancient Roman concrete


염도 강한 바닷물에서 

어떻게 더 강해지고오래 유지하나


미국 유타대 지질학자 마리 잭슨(Marie Jackson) 분석


    A.D. 79년 경 유명한 《박물지》(Naturalis Historia)를 저술한 로마의 정치가이자 저술가인 대(大) 플리니우스는 짠 바닷물 파도의 공격에 쉴 새 없이 노출되는 항구의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파도에도 끄덕 없이 매일 매일 강해지는 돌덩이가 돼 가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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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seawater strengthens ancient Roman concr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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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현대의 해양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수십 년 안에 부숴지지만, 2000년 된 로마시대 부두와 방파제는 오늘날까지 견디며 처음 건축되었을 때보다 더 강해졌다. 미국 유타대의 지질학자 마리 잭슨(Marie Jackson)은 이런 로마시대 콘크리트의 광물 성분과 미세구조를 마치 화산에서 품어져 나온 암석을 분석하듯이 연구하고 있다.


잭슨 교수팀은 콘크리트를 통해 여과되는 바닷물이 콘크리트의 결합력을 더해주는 연결 광물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광물학자〉(American Minerologist) 3일자에 실렸다.



2003년 ROMACON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포르투스 코사누스의 해양구조물에서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  Credit: J. P. Oleson


로마 콘크리트 대(對) 포틀랜드 시멘트

로마인들은 화산재와 석회, 바닷물을 섞어서 회반죽인 모르타르를 만들고, 여기에 콘크리트의 ‘골재’인 화산암 모르타르 덩어리를 넣어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화산재와 물 및 생석회 결합은 나폴리만에 있는 포주올리 시의 이름을 딴 포주올리 반응을 일으킨다. 로마인들은 플리니우스가 묘사했듯이 이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응회암이라고 불리는 자연적으로 굳어진 화산재 퇴적물에서 콘크리트 혼합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역암(礫岩)같은 콘크리트는 로마의 판테온 신전과 트라야누스 마켓을 비롯한 많은 건축 구조물에 사용됐다. 거대한 해양 구조물은 외해로부터 배를 접안시키는 잔교를 보호하고 배와 창고를 위한 광범위한 정박지로 활용됐다. 현대의 포틀랜드 시멘트 콘크리트도 암석 골재를 사용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즉, 모래와 자갈 입자가 불활성으로 시멘트 반죽과 반응을 일으키면 콘크리트를 팽창시키고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잭슨 교수는 “이 같은 알칼리-실리카 반응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며 포틀랜드 시멘트 콘크리트 구조물이 파괴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옛 로마의 항구 유적지. 콘크리트 건조물의 형태가 남아있다. Credit : University of Utah


로마 콘크리트의 재발견

잭슨 교수는 로마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로마 콘크리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응회암을 연구한 후 화산재 퇴적물을 조사하고 곧 이 재료들이 로마 콘트리트의 놀라운 내구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매료됐다.


동료들과 함께 로마의 건축 콘크리트가 회복력이 높은 이유를 연구한 결과, 한 가지 요인은 골재와 모르타르 사이의 광물적 합생(合生)이 균열이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비해 현대의 포틀랜드 시멘트에 쓰이는 골재는 표면이 불활성이어서 오히려 균열이 멀리 퍼지는 것을 돕는다.




잭슨 교수팀은 2002~2009년 사이에 진행된 로마콘(ROMACON) 프로젝트시 로마 항구의 콘크리트 심부를 파서 시행한 또다른 연구에서 해양 모르타르에 있는 희귀한 광물성의 알루미늄 토버모라이트(Al-tobermorite)를 발견했다. 미네랄 결정은 다소 높은 온도에서 포졸란 반응을 통해 석회 입자에서 형성된다. 잭슨 교수는 이 알루미늄 토버모라이트를 보고 놀랐다. 이것을 실험실에서 합성하려면 고온이 필요하고 소량만 생성돼 만들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시멘팅 매트릭스의 현미경 사진. 화산재와 석회 및 해수가 혼합될 때 형성되는 울퉁불퉁한 

칼슘-알루미늄-규산염-수화물(C-A-S-H) 결합제 물질이 나타나 있다. 알루미늄-토버모라이트 

판상 결정이 C-A-S-H 시멘팅 매트릭스 사이에서 성장했다. Credit: Courtesy of Marie Jackson


바닷물에 의한 부식으로 단단함 더해져

잭슨 교수팀은 새로운 연구를 위해 이전 로마콘 드릴 코어에서 얻은 재료를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고도 광원(Advanced Light Source ) 빔라인 12.3.2에서 마이크로 회절 및 미세형광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알루미늄 토버모라이트 및 그와 관련된 제올라이트 광물인 필립사이트가 시멘팅 매트릭스에 있는 부석 입자와 구멍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 연구에서 연구팀은 로마 콘크리트의 포졸란 경화과정이 오래가지 못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콘크리트가 굳어진 후 광물이 오랫 동안 저온에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잭슨 교수는 “로마인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섭씨 20도에서 토버모라이트를 생성해 내지 못 한다”고 말했다.


잭슨 교수는 “지질학자로서 우리는 암석이 변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변화는 지구 물질에 대해 일정한데 로마 건축물에는 그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로마 콘크리트는 화산재와 석회 및 바닷물이 혼합된 모르타르를 썼다.    

Credit : Univercity of Utah


연구팀은 바닷물이 방파제와 잔교의 콘크리트에 스며들 때 화산재 성분을 녹여 고도의 알칼리성 침출액 특히 알루미늄 토버모라이트와 필립사이트로부터 새로운 광물이 자라도록 했다고 결론지었다. 알루미늄 토버모라이트에는 화산암에서 생성되는 결정과 유사한 실리카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결정체는 시멘팅 매트릭스를 강화하는 판 모양으로 돼 있고, 판이 맞물려 콘크리트가 쉽게 부서지는 것을 막는다.


잭슨 교수는 이 부식과 같은 과정이 현대적인 재료에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시멘트 기반 콘크리트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고 있다”며, “바닷물과의 폭넓은 화학적 접촉에서도 잘 견뎌낼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판 로마 콘크리트는 가능한가

로마식 콘크리트의 내구적 장점을 감안할 때, 특히 포틀랜트 시멘트 제조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에서 로마 콘크리트는 현재 왜 자주 사용되지 않는가?


잭슨 교수는 “제조법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고대 로마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연구했으나 모르타르를 정확하게 섞는 방법을 아직 발견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그는 “로마인들은 운 좋게도 좋은 콘크리트를 만들기에 적합한 유형의 암석을 가지고 건축 작업을 했다”며, “그들은 화산재가 시멘트를 성장시켜 응회암을 생성하는 것을 관찰했고, 세계 도처에는 그런 암석들이 없기 때문에 대체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클리랩 ALS에서의 연구진들. 왼쪽부터 로렌스 버클리랩 ALS의 노부미치 다무라 박사, 

마리 잭슨 교수, 카멜리아 스탄. 다무라와 스탄은 ALS 소속이다. 

Credit: Courtesy of Marie Jackson.


잭슨 교수는 현재 미국 서부에서 가져온 재료를 사용해 대체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질공학자인 톰 애덤스(Tom Adams ) 박사와 협력하고 있다. 실험용 바닷물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가져왔다.




로마 콘크리트는 해수에서 강도를 나타내는데 시간이 걸리며, 전형적인 포틀랜드 시멘트보다 압축 강도가 약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널리 보급되기가 어려울 수 있으나 특정 목적에는 유용할 수 있다.


잭슨 교수는 최근 영국 스완지에 조력 발전을 위해 지어지는 조력 인공 못 건설에 관여하고 있다. 이 시설은 건설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120년 동안 운영해야 한다. 잭슨 교수는 “현재의 방식으로 지으면 120년이 되기 전에 고철덩이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 로마 콘크리트 원형을 사용하면 수세기가 지나도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 교수는 연구원들이 콘크리트의 모르타르에 대한 의문을 많이 풀어냈지만 골재에서의 장기적인 화학 반응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로마 콘크리트의 비밀을 발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플리니우스와 다른 로마 학자들의 저작을 계속 연구할 생각이다. 그는 “로마인들은 여기에 관심이 있었다”며, “우리도 바다에 해양구조물을 지으려면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사이언스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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