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묻지 마 투자' 위험한 이유


분당, '묻지 마 투자' 위험한 이유


분당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 

올해 첫 10% 돌파 유력

분당파크뷰 아파트값, 10년 전 제자리 걸음  


   #2013년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139.72㎡ 실거래가는 12억4000만원이었다. 2011년 7월 준공한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판교역 도보 1~2분 거리의 초역세권 아파트다. 올해 분당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가 바로 판교푸르지오그랑블 139.72㎡다. 7월 중순에 21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파크뷰 124.51㎡는 2008년 11월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신분당선 정자역 출입구까지 500m(도보 7~8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다. 분당을 대표하는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후인 올해 6월 분당파크뷰 124.51㎡는 1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판교신도시 전경/sns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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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은 올해 부동산시장 태풍의 핵이다.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는 서울 용산이나 강남, 경기도 과천보다 더 올랐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당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적 변동률은 한국감정원의 7월 4주 차(26일 발표예정)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전국 최초로 10%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분당보다 더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분당은 앞서 7월 3주 차 조사(16일 기준)에서 9.98%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4.46%였다. 분당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의 두 배가 넘는 셈이다.


분당의 지난해 7월 3주 차 누적 변동률은 2.22%였다. 이는 서울 평균인 2.55%보다 낮은 수치다. 분당의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파트값 상승률 10% 돌파,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의 2배, 전국 1위의 아파트값 상승률 등은 분당 부동산시장을 상징하는 키워드다. 그렇다고 분당 아파트 투자가 모두 막대한 시세차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의 시기와 대상에 따라 성적표는 천차만별이다. 입지 조건이 뛰어나고 상품성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적인 '투자=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는 어렵다.


판교푸르지오그랑블과 분당파크뷰가 대표적인 사례다. 5년 전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을 산 사람은 9억3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판교 로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판교는 부동산시장의 성공 보증수표로 인식됐다. 1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이 형성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분당파크뷰도 분당을 상징하는 아파트라는 점이다.


10년 전 10억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해당 아파트를 산 사람은 당연히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1억10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각종 부동산세금과 기회비용 등을 고려할 때 성공한 투자로 보기 어려운 결과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더샵스타파크도 마찬가지다. 정자역에서 700m(도보 10분 안팎) 거리의 분당더샵스타파크 116.46㎡는 2008년 6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전용면적인 분당더샵스타파크 116.79㎡는 올해 7월 9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오히려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분당 부동산을 둘러싼 '묻지 마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대목이다. 분당더샵스타파크나 분당파크뷰는 브랜드나 입지, 상품성 모두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할 때 현재의 시세는 기대 수익률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분당은 여전히 강남 대체입지라는 특성과 교육, 교통, 주거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비교 우위의 장점을 지녔다.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투자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지만 단기 차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낡은 아파트가 많아서 실거주를 위해서는 인테리어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고려할 변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당 아파트값이 올해 많이 오른 것은 리모델링 기대감과 판교 분양 효과가 주변 시세에 반영된 결과"라면서 "분당 구도심 재건축이 이뤄지면 가격은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이뤄질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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