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실업급여, 3조원 넘어 역사상 최대


올 상반기 실업급여, 3조원 넘어 역사상 최대


실업률 최고치 기록


올해 처음으로 6조원 넘을 전망

고용기금 내년 8년만에 적자날듯


   올 상반기(1~6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3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564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6%(122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1~6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총 3조15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869억원) 증가했다.


아웃소싱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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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구직급여 지급액이 3조원을 넘은 것은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추세를 보이면 올해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긴다. 지난해엔 5조224억원으로 처음으로 5조원을 넘었다.


이처럼 올해 지급액이 급증한 것은 최저임금이 대폭(16.4%) 오른 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시장 악화 등으로 비자발적 실업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급여 하루 하한액(최저임금의 90%)이 5만4216원으로 오르면서 올해 상한액도 5만원에서 6만원으로 20% 올릴 수밖에 없었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시장 악화 등으로 구직급여 수급자(실업자)도 증가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구직급여 수급자(당월 기준)는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4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전년 동월과 비교한 증감률도 4월 13.2%, 5월 13.9%, 6월 10.9% 등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실업급여 지급 수준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높이고, 지급 기간을 30일 늘리기로 한 정부 법안이 하반기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고용부는 이 법안이 통과하면 향후 5년간 최소 5조5363억원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추계는 최저임금 상승률을 7.4%로 가정한 것이어서 2019년과 2020년 인상률이 올해(16.4%)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되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월 급여의 1.3%인 고용보험 요율을 내년부터 1.6%로 23% 올리기로 했다. 고용보험 요율 인상은 2013년(1.1→1.3%) 이후 6년 만이다. 실업급여 요율 1.3%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0.65%)씩 부담해 낸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고용보험료 인상에 따라 근로자는 연평균 4만1000원, 사업주는 42만8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월 급여 60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경우, 올해 고용보험료로 월 3만9000원을 내지만 내년에는 월 4만8000원을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고용보험료를 올려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계속 오르고 고용 상황이 악화되면 적자 전환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보험 중기 재정 추계'에서 고용보험기금이 2020년 적자로 돌아서고 2025년엔 적자 폭이 2조6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해연도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적자가 되는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직장인 부담 고용보험 요율 변화


고용보험기금 중 실업급여계정은 대량 실업 등에 대비해 누적 적립금을 연간 지출액의 1.5~2배 유지하도록 법령에 규정돼 있다. 국회에 따르면 실업급여계정은 지난해 적립 배율이 0.9배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말 기준 적립 배율이 1.4배인 고용안정계정에 대해선 올해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 등으로 3100억원,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으로 4700억원 등을 쓰기로 하는 등 지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는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를 3일에서 10일로 늘려 출산휴가 급여를 확대했고 육아휴직 지원 등 각종 모성 보호 관련 공약 실현을 위해 지출을 늘리기로 했다. 이런 재원도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해 "노사가 모은 고용보험기금을 정부가 쌈짓돈 쓰듯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 공약대로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할 경우 연간 최대 3조원이 더 필요해 고용보험 기금 고갈 우려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은 10조1386억원이 남아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해 정부 추계는 최저임금 16.4% 인상과 올해 정부 정책 발표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적자로 돌아서는 시기는 내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보험료 요율을 1.3%에서 1.6%로 올려도 역부족이기 때문에 내년 인상 직후 추가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9/20180709001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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