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식당·모텔…하루 3500개씩 줄폐업


건설·식당·모텔…하루 3500개씩 줄폐업
 
文정부 들어 창업보다 폐업 많아

  문재인정부 들어 새로 문을 연 사업장보다 문을 닫은 사업장이 많은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 활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이런 현상의 단초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논하기에는 아직 충분한 통계가 쌓이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현장에서는 1년간(2017년 6월~2018년 5월) 매일 평균 3500여 개 사업장이 문을 닫았고, 새로 생기는 사업장 수를 감안한 순감 사업장도 7800개나 됐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16.4% 올린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인상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치였다.

최저임금 결정 이후 통계를 보면 작년 8월 이래 올해 5월까지 5~299인 규모 중소 사업장이 모두 1만7239개나 순감했다. 중소 규모 사업장에서 특히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견기업인 300인 이상~999인 이하 사업장이 전국에서 307개 증발한 것도 뼈아팠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한 한 달 뒤부터 사업장들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상 결정 직후인 작년 8월에만 해도 30~99인 규모 사업장은 전국에서 무려 318개나 순감했고,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300~999인 규모에서는 38개가 생기는 동안 57개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같은 시기 음식점업은 모두 3367개 감소했고, 의복·신발·가죽제품 소매업에서도 1136개 사업장이 사라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최저임금은 실제 적용되기 전이라도 그 액수가 결정된 순간부터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작년에는 6~10월 신규 사업장보다 폐업하는 사업장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하절기에는 신규 사업장이 폐업 사업장보다 많다. 하지만 작년 6월에는 업종을 불문하고 전국에서 9596개 사업장이 사라졌고, 그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실제 2014년 이후 하절기에 5개월 연속 사업장 수가 순감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시작한 올해 1월부터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모두 7만6551개 사업장이 문을 열었지만 폐업한 사업장은 11만8356개였다. 2월에는 전국에서 7만1944개 사업장이 생겨난 반면 14만9274개 사업장이 사라졌다. 계절적으로 1~2월에는 폐업 처리되는 사업장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 기간에 11만9141개 사업장이 순감한 것은 사태가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2016년과 2017년에는 1~2월 각각 3만9798개, 9만7755개 사업장이 순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그간 경기 침체 영향을 심하게 받은 업종이 무엇인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건설업·조선업 구조조정 여파가 컸다.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장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건물·건설업이었다. 전국에서 모두 1만2735개 사업장이 사라졌다. 또 선박·보트 건조업은 1072개가 생겨나는 동안 1538개가 사라져 폐업한 사업장이 43% 더 많았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업이 주춤했고,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관련 산업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작년 3분기를 정점으로 거의 모든 경기지표가 침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타가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지표에서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고 봐도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 것은 사업체가 줄어드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손일선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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