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대 차량 타이어 펑크난 부산울산 고속도로 신축이음 파손 원인은?


60여대 차량 타이어 펑크난 부산울산 고속도로 신축이음 파손 원인은?


폭염 아닌 측방유동도공측 폭염이라 주장, 

엔지니어들 땅이 움직이는 측방유동을 원인으로


   지난 6월 24일 오후 2시경 부산울산 고속도로 만화교의 한 교각 위치에서 신축이음장치가 파손되어 돌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돌출된 신축이음 장치 위를 달리던 60여대 차량들의 타이어가 펑크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뻔 했다.

 

파손된 만화교 신축이음장치 (YTN 캡쳐)

 

이 교량의 유지관리 주체인 도로공사는 신축이음 파손의 원인을 폭염 때문인 것으로 밝혔지만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다른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6월 24일 부산울산 고속도로 만화교에서 발생한 신축이음 파손사고의 원인을 놓고 도로공사와 엔지어들 사이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신축이음 파손의 원인을 교대측방유동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폭염으로 인한 신축이음장치 파손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신축이음장치는 더위를 고려해서 설계 및 시공되기 때문이고 이미 완공된 지 10년이 넘은 교량이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도 전인 5월에 파손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이 지목하고 있는 신축이음 파손 원인인 교대측방유동은 온도변화와 관계 없이 교량의 양 끝에 설치되어 흙을 막아주는 교대 뒤쪽의 흙이 교량 중심 쪽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교대측방유동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교대와 상판 사이의 신축이음이 압착된다. 다행이 측방유동이 멈추면 교대부에만 압착이 일어나지만 흙이 계속 움직인다면 교량을 계속 밀어 교량 중간에 있는 신축이음도 압착된다. 그 이후에도 흙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는다면 양쪽 교대와 중간 교각에 설치된 신축이음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고 결국 신축이음이 파손된다는 것이다.

 

만화교 교각 신축이음 파손 개념도.


도로공사각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의 고속도로 교량 중 교대 신축이음부 협착현상이 발생한 교량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도로공사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교대측방유동을 방지하려고 방침도 세웠다. 2014년에는 '성토부 교대 수평변위 최소화 방안(2014.9.17)'이란 제목의 방침사항을 발표했다. 이 방침의 검토배경은 "성토부 교대의 지속적 수평변위 발생으로 신축이음, 교대구체, 받침 손상 등 구조물 안전성을 저해함에 따라 수평변위 영향인자 검토를 통하여 수평변위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고자 함"이라고 되어있다.



 

이 문건에는 도로공사 소속의 도로교통연구원이 2013년에 공용중인 교량에 대해 조사한 결과도 소개되어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성토부 교대 223개중 71%에 해당하는 159개 교량이 수평변위가 발생되어 손상요인이 내재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토높이 및 교대높이가 7m 이상일 때 수평변위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문건은 개선방안으로서 성토부 교대 높이를 7m이하로 계획할 수 있도록 성토부 하부 옹벽을 설치하거나 교량연장을 늘릴 것은 권고하고 있다. 또한 성토체의 시간의존적 거동(크리프, creep)을 반영하여 신축이음 규격과 유간을 결정하고, 성토부 교대를 시공하기 전에 3개월 이상의 프리로딩(미리 흙을 쌓아서 흙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실시하고, 지반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지반변형계수(Eo)값을 기존 1200xN값을 쓰던 것을 700xN값을 적용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시공개선사항으로는 매입말뚝 주변에 공동(빈 공간)을 예방하기 위하여 주면고정액(빈 공간을 시멘트로 채워넣는 것)을 적용하고 말뚝수평재하시험을 실시하고 시공중 교대 수평변위를 모니터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서 토목구조기술사 "A"엔지니어는 "IMF 끝무렵 설계된 노선들의 경우 발주처가 예산절감 차원에서 교량연장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교량연장이 짧아지면서 고성토 구간에 교대가 설치되고 그러면 측방유동 때문에 유지관리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알고 있었지만 발주처의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기회에 성토부에 설치된 교량들의 측방유동 실태를 조사해서 만화교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경 기자 ( jungjk@gisulin.kr ) 기술인 신문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