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 수주에도 영향 줄 수 있는 에르도안의 '장기집권


한국 건설 수주에도 영향 줄 수 있는 에르도안의 '장기집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실상 장기집권체제를 구축하면서 터키와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6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터키 대통령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서방 국가들이 터키와 외교관계를 어떻게 다져나가야 할지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타임은 “서구 지도자들은 터키와 관계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며 “새 헌법에 따라 제약을 적게 받게 되는 ‘대담한’ 대통령에 대한 합리적 두려움을 품게 됐다”고 보도했다.

2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최장 2033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30년이 넘는 장기집권체제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방 국가들은 터키 대통령 선거를 예의주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 수년 동안 서구권 나라들과 맺어온 관계를 흔들면서 러시아와 이란 등과 가깝게 지내는 외교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터키는 과거 서방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으나 2010년 이후 유럽 국가들로 이동하는 난민들을 통제하는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경제제재 조치와 관련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며 현재 미국과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6일 터키의 정책방향과 관련해 “대외 강경 기조를 유지해 주변국과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갈등을 회피하지 않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외 강경 기조를 고려할 때 향후 갈등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터키에서 사업을 벌이는 국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기간에 이스탄불 대운하 사업 등 대규모 인프라사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터키 정부의 재정상태를 감안해 해외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실제 해외 국가들의 터키 직접투자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터키 통계청에 따르면 터키의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은 2010년 91억 달러에서 2015년 176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 123억 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107억 달러까지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국가들이 터키 경제를 불안하다고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터키 정부가 계획한 여러 인프라사업의 발주계획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현재 터키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하는 기업으로 SK건설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5월 초 한국을 방문해 몇몇 대기업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는데 이때 SK건설 고위급 임원들과 만나 터키사업 전반을 놓고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SK건설이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스탄불 운하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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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은 당시 터키의 이스탄불 운하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업을 주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터키의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SK건설뿐 아니라 대림산업과 현대중공업, 한화큐셀, 현대로템 등도 터키에서 현수교와 해양플랜트, 태양광발전소, 전동차 등을 수주하며 관계를 다져왔는데 향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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