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3·4호기마저 건설 중단땐 원전수출 타격


신한울3·4호기마저 건설 중단땐 원전수출 타격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세계 최고 원전


신고리5·6호기 건설 끝나면 원전중기 납품할곳 없어져

기자재 공급망 붕괴 우려


사우디 원전프로젝트 탄력 불구 수주 기회 놓칠지도


   현재 24기가 가동되고 있는 국내 원전은 2022년 28기로 정점을 찍은 뒤 2031년 18기, 2038년 14기로 줄다가 2082년께 전부 사라진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60년 가까이 쌓아온 APR-1400 등 원전 기술이 사멸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정부는 법적·절차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전 정부에서 계획했던 신규 원전 6기 중 4기의 건설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신한울 원전 3, 4호기 조감도(사진 = 한전기술 제공)/뉴스웨이

edited by kcontents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세계 최고 원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14~2016년 한국 원전의 비계획발전 손실률(우발적 이유로 전력 생산이 불가능할 때 전력 손실량)은 1.0%로, 전 세계 평균 3.4%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된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한국형 원전의 1㎾e(발전기 전기출력)당 건설비는 2021달러로, 일본(3883달러)·미국(4100달러)·프랑스(5067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APR-1400은 원전 수출에 필수적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작년 10월 통과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6단계 설계인증 중 가장 까다롭다고 하는 4단계를 통과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최종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문제는 이런 뛰어난 원전 기술과 견고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원자력계에서는 수출만으로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터빈 같은 메인 설비는 국내 대기업이 계속할 수 있겠지만 원전 부품은 수출할 때 원전 발주국 기업의 제품을 의무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 공론화 끝에 건설 재개로 결정 난 신고리 5·6호기에 들어가는 기자재 납품은 2021년께 끝난다. 



원전 운영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신규 원전 6기 중 4기(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의 건설 취소를 결정하면서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최종 취소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정 교수는 "미국이 원전 건설 중단으로 기자재 공급망이 붕괴돼 건설 능력을 상실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수출 물량으로 산업 유지가 가능한 시점까지 원전 건설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천지 1·2호기 건설 취소로 매장될 위험에 처해진 차세대 원전 APR+를 신한울 3·4호기(APR-1400)의 기존 설계를 변경해서라도 적용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원전 수출을 위한 최신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만 기자] 매일경제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