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유망주


올 하반기 유망주


"바닥 친 IT株 유망

건설·기계·증권株도 실적 향상 기대"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올해 상반기는 시중금리가 생각보다 빠르게 오른 점과 트럼프발 보호무역 우려가 시장을 가둬 놓았습니다. 하반기에는 IT, 증권, 건설기계, 중국 관련 소비주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트럼프발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위원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올 하반기 증시를 이같이 전망했다.


또한 12일부터 줄지어 예정돼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3~14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등이 하반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정보기술(IT), 건설기계, 증권, 중국 관련 소비주를 지목했다. IT와 기계, 증권을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실적 호전 업종으로 압축하며 하반기 유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와 와이즈에프엔, 에프앤가이드 등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추정한 2018년 업종별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은 22.3%다. 이를 웃도는 업종은 IT하드웨어(64.7%), IT가전(55.8%), 반도체(삼성전자 제외·46%), 기계(28.3%), 증권(27.9%)이다.


특히 IT업종은 현재 모멘텀이 바닥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 상당히 많이 진행돼 지금이 바닥"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 선진국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IT가전과 반도체 등 시장 주도주가 다시 귀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9월 애플의 신제품 출시, 연말 소비 시즌 도래 등은 하반기 반도체·IT가전 모멘텀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봤다. 




건설·기계업종은 대북경협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신흥국 쪽 인프라 투자로 하반기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8년 주기로 굴착기 교체 수요가 도래하고 있으며 철도 인프라 확장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인도는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CEIC와 NH투자증권이 내놓은 한국의 대(對)신흥국 건설기계 수출금액 자료에 따르면 중국 수출금액은 2016년 67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6000만달러로 급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인도는 5400만달러에서 7000만달러로, 인도네시아는 2800만달러에서 8900만달러로 증가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대북경협 이슈는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교적 보수적인 관측을 내놨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대북경협 이슈는 지수에 영향을 미치기보다 업종별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여름에 늘어난다는 점에서 중국 관련 소비주도 하반기 유망주로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관련 소비주는 바닥부터 올라오는 추세로, 여름에 관광객이 들어오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면세 쪽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관광공사와 NH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월평균 중국인 입국자 추정치는 작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41만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평균 중국인 입국자 47만명, 2016년 최고치 91만명에 비하면 보수적인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은 7~8월에 유입 증가 패턴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여름에 상승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전면 허용 등으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면세점→미디어→화장품→게임` 순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반기 가치주로 편향될 것이라는 연초 전망과 달리 하반기 가치주와 성장주가 혼재될 것이라고 봤다. 


가치주는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아 금리 상승기에는 대체적으로 성과가 좋다. 하지만 성장주 대비 가치주 성과는 경기 개선 속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개선세는 유효하지만 여름 수출 증가율 감소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우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남북경협주 상승으로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류갭(성장주/가치주의 상대 PER)이 2003년 이후 평균 수준까지 축소됐다. 김 연구위원은 "남북경협주는 자산주, 소재·산업재 등 가치주로 구성돼 있다"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치주 프리미엄 정상화가 미리 진행돼 가치주의 상대적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주가 추이/다음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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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초에 하반기 신약발표 모멘텀이 예상됐던 제약·바이오업종은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제약사의 신약 임상 결과 발표가 내년 상반기로 순연됐기 때문이다. 이어서 "오히려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하반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허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온트루잔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등이 하반기 기대되는 상황이다. 


12~13일 열리는 미국 연준 FOMC와 13~14일 유럽중앙은행 정책회의, 15일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관세를 부과할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목록 발표에도 주목했다. 특히 미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CB도 블룸버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정책회의에서 유럽연합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 신호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하반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슈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각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코스닥 벤처펀드와 유관기관 출자 스케일업 펀드 등은 코스닥지수 하방 경직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코스닥 벤처펀드와 스케일업 펀드가 상장사 주식을 대거 사기보다는 자본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에 자본을 조달하는 쪽으로 변화됐다"면서 "코스닥 구주보다 메자닌(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등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수급이 원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반기 코스피 최고치는 2750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하반기 지수 방향성은 횡보를 보이다 4분기께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스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예상치는 없지만 지금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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