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신조어’, 돈이 보인다?…‘마·용·성·광’ 이어 ‘종·중·서’


아파트 ‘신조어’, 돈이 보인다?…‘마·용·성·광’ 이어 ‘종·중·서’


5월 이후 ‘중구, 서대문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 2위

도심 접근성 강점, 종로구 꾸준한 상승세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부동산시장에서 ‘신조어’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남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 부동산 중심으로 통했다. 하지만 2009년 ‘반포자이’,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준공과 함께 서초구가 강남구에 버금가는 부동산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잠실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송파구도 명실상부한 부동산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GS건설 경희궁자이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몰린 내방객이 모형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이른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송파구와 접해 있는 강동구가 부동산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요즘은 ‘강남4구’라는 말이 보편화했다. 시장 발전 가능성과 가격 상승률을 고려할 때 강동구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동산시장에서 떠올랐던 신조어는 ‘마·용·성·광’이다.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등 강변을 끼고 있는 서울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을 위협하면서 부동산시장의 다크호스가 됐기 때문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4주 차(2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적 변동률을 살펴보면 용산구가 6.26%, 마포구 5.43%, 광진구 5.21%, 성동구 4.44%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인 3.51%는 물론이고 강남구 5.13%, 서초구 4.03%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4월 이후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몰아친 찬바람은 마·용·성·광 기세도 꺾어 놓았다. 실제로 성동구와 광진구는 5월 이후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올랐던 아파트값이 보합세 또는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마·용·성·광 기세가 약화하는 사이 ‘종·중·서’가 떠오르고 있다.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 등 서울 도심의 아파트값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중구와 서대문구는 5월 4주 차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순위에서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중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0.22%, 0.19%의 변동률을 보였다. 중구와 서대문구는 5월 3주 차 조사에서도 각각 2위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일주일 사이 순위 바꿈이 일어났지만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인 셈이다.  




종로구는 꾸준함이 무기다. 강남4구, 양천구, 노원구, 성동구, 광진구 등이 올해 4월부터 아파트값 하락이라는 쓴맛을 경험할 때도 종로구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종로구의 5월 4주 차 기준 누적 변동률은 3.51% 수준이지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종로구는 도심권 업무지구 출퇴근 수요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4.14%, 3.77%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을 보였다. 중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이미 서초구를 넘어섰고, 서대문구도 올해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에 근접했다. 


종로구와 중구, 서대문구의 강세 배경은 도심 접근성이다. 도보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30분 이내에 도심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다. 송파와 같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뛰어난 입지적 특성을 토대로 서울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등장했다. 


다만 ‘마·용·성·광’의 위상을 따라잡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아파트값 격차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종로에서 5월에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비싼 몸값은 무악동 현대아파트 전용 84.92㎡로 7억1490만원 수준이다.


5월 4주 차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제공-한국감정원)


중구에서 5월에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비싼 가격은 신당동 남산타운 전용 84.88㎡로 8억9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서대문구에서는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1단지 121.614㎡가 10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용산구 중위아파트 매매가격은 9억5500만원에 이른다. 중구는 6억5000만원, 종로구는 5억7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은 격차가 있다. 


서울 아파트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종·중·서’가 다크호스로 등장했지만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붙을 경우 강남 프리미엄이나 한강 변 프리미엄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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