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업 계속되면 ‘脫코리아’ 기업 행렬 늘어날 것


반기업 계속되면 ‘脫코리아’ 기업 행렬 늘어날 것

삼성, 현대차, LG, 한화 미국행
기업 내쫓는 반기업 정책의 재앙 청와대는 ‘적색 경고’ 새겨들어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저임금 영향 두고 청와대 참모들과 ‘1 대 10 논쟁’ 벌여

[사설]
   대기업의 미국행이 줄을 잇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29일 미국에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도 미 앨라배마 공장에 3억88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1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세탁기 공장을 새로 짓고, LG전자는 미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을 올해 말까지 앞당겨 완공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붙은 노동집약산업의 해외 이전에 이어 대기업의 ‘탈코리아’ 행렬마저 전면화한 것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부지/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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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미국행을 촉발한 것은 사실이다. 태양광과 세탁기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대상이며, 자동차는 25% 관세 부과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고, 공장 부지를 공짜로 주다시피 하는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르다. ‘반시장·반기업’ 정책이 들끓고 있다. 기업 투자 활성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없이,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강성노조를 옹호하는 친노동 정책이 판을 친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각종 친노조 정책이 모두 반시장적인 반기업 정책이다. 국회의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민주노총의 행태는 기업 환경이 얼마나 열악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국내 투자에 나서겠는가. 어제 문을 닫은 GM의 군산 공장은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고사하고, 있던 외국 기업마저 빠져나가는 현실을 확인해 주는 증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제 “문재인정부 5년간 최저임금 인상 계획은 한국 경제의 리스크”라며 “규제 개혁과 생산성 향상 없이 최저임금만 급격히 올리면 고용 둔화와 국가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률이 올해 2.9%에 이어 내년에는 2.7%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 성장은커녕 최악의 저성장 늪에 빠진다는 경고다.



경제 곳곳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청와대 경제참모들은 환경 탓만 한다. 29일 청와대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영향을 두고 청와대 참모들과 ‘1 대 10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시장경제가 청와대에서 왕따를 당한 꼴이다. 반기업 정책이 난무하는 곳에는 기업 투자가 일어날 리 없다. 청와대 참모들은 해외로 보따리를 싸는 기업 행렬을 보고 느끼는 게 없는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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