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1년…한전은 '울상' 가스공사는 '화색'


탈원전 1년…한전은 '울상' 가스공사는 '화색'

탈(脫)원전·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영향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의 탈(脫)원전·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으로 한국전력(015760)과 한국가스공사(036460)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전환 정책이 공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탈원전, 탈석탄을 기조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강수를 뒀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30년까지 총 110조원을 들여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하는 '신재생에너지 3020'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 중 6.2%를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석탄과 원전 비중은 각각 45.4%, 30.3%에서 36.1%, 23.9%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본사. /조선DB 

한국전력(015760)은 탈원전 정책 이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영업손실 1조4632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냈다. 한전은 올 1분기 1276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은 5년 반 만이다. 당기순손실도 2505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15조706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발전 비용이 싼 원전 대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을 늘리면서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늘어났다. 한전으로서는 원가 부담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한전의 발전 비용은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10조3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기준 한전이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원자력이 66원으로, 석탄 90원, LNG 125원보다 싸다. 통상 원전 가동률이 1% 떨어지면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000억원 감소한다고 한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2분기에도 유가와 연동된 LNG 가격도 오르고 있어 상황은 좋지 않다. 신규 원전이 가동되더라도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절대 발전량은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원전 비중이 큰 한국수력원자력 상황도 마찬가지다.한수원의 1분기 매출액은 1조98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35억원으로 75.2% 급감했다. 한수원의 올해 월별 가동률을 보면, 1월 57.5%, 2월 57.1%, 3월 54.8%로 집계됐다.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전경/한국가스
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반면 탈원전 기조가 한국가스공사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96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7715억원으로 13.6%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7811억원으로 56.2% 늘었다. 특히 매출액 중 발전용이 전년 대비 32% 늘었다.



탈원전, 탈석탄은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정부는 신재생 발전 비중을 상향 조정하면서 천연가스(LNG) 발전 비중도 16.9%에서 18.8%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차 천연가스 수급 전망에서 2029년 수요가 3465만톤에서 3867만톤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제로 올 1분기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늘었다. 발전용과 도시가스용 판매가 전년대비 각각 21.3%, 10.3% 늘었다.

최근의 고유가 흐름도 가스공사 전망에 긍정적이다. 고유가는 가스공사의 미얀마 가스전, 호주 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GLNG) GLNG 등 E&P(석유 탐사개발) 프로젝트 수익성 확대에 좋다. 특히 가스공사의 GLNG 프로젝트는 유가 상승으로 지난해 107억원 영업이익 적자에서 올 1분기 14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도 가스를 활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해 유가 상승국면에서 원가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한국남동발전(1분기 매출액 1조6606억원), 한국동서발전(1조6169억원), 한국중부발전(1조4706억원), 한국서부발전(1조3951억원), 한국남부발전(1조7392억원) 5개 화력발전 공기업들은 매출액도 늘었다.

다만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을 제외한 4개 공기업은 국제 석탄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감소한 2765억원을, 한국동서발전은 26.5% 줄어든 2489억원을, 한국서부발전은 30.1% 감소한 1903억원을, 한국남부발전은 28.5% 줄어든 21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중부발전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5.2% 증가한 3245억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중부발전은 신보령 1, 2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영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1년가량 지속되자, 에너지 공기업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에너지전환 계획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데,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 조선일보
원문보기: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8052700462&www.google.com#csidx165bbb2e41fe83ba6039c3dac4aab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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