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수상태양광 발전소'


뜨는`수상태양광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의 진화
한화, 마무리 작업 한창

   지난 16일 울산시 울주군 공암저수지. 잔잔한 수면 위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떠 있는 태양광 패널(모듈)이 눈에 확 띄었다. 태양광 패널 위는 물론 아래에 설치된 구조물 사이로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궂은 날씨였지만 수상 태양광 발전소 준공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 안내를 맡은 최민준 한화큐셀 과장은 "이 발전소 크기는 약 가로 82m, 세로 118m로 340와트(W) 출력의 태양광 모듈 2926장이 투입됐다"며 "발전소가 준공되면 하루에 약 1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해 인근 400가구의 주민에게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수상 태양광 발전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광 발전은 공장이나 주택의 지붕 위에 패널을 깔거나 농촌의 빈 땅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육지 태양광 발전은 땅 부족 문제로 보급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빈 땅이라고 해도 도로나 마을을 기준으로 100~1000m 떨어져 있지 않으면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수 없는 규제가 있다"며 "이 같은 규제 때문에 태양광 발전소가 산으로 올라가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 태양광은 육지 태양광이 받는 이격거리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또 우리나라에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보유한 저수지, 댐 등이 전국 곳곳에 수천 곳이 있어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항만 내 공유수면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저수지, 담수호, 용·배수로 등을 활용할 경우 약 6기가와트(GW)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원자력 발전소 6기와 맞먹는 발전 잠재력이다. 



저수지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다고 수질이 나빠진다거나 중금속 오염이 발생하는 일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수상 태양광은 모듈 냉각 효과와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장점으로 육지 태양광보다 발전효율이 10% 이상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여름 뜨거운 태양은 땅을 달구고 이 지열이 다시 태양광 모듈까지 뜨겁게 해 오히려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반면 물은 온도의 급격한 상승이 없어 한여름에도 발전효율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에 포함된 카드뮴, 납 등 중금속들이 수질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듈은 실리콘계 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카드뮴이 없고, 태양전지와 전선에 사용되는 소량의 납은 전량 회수해 재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모듈 폐기물 재활용을 위해 충북 진천에 2021년까지 태양광 재활용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저수지 위에 축구장 크기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되는 경우 빛 반사 때문에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한화큐셀 관계자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측정한 반사율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의 반사율은 5% 수준으로 플라스틱(10%), 흰색 페인트(7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빛 반사로 인한 피해 주장을 일축했다.

수상 태양광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수출에 있다. 최근 한화큐셀은 네덜란드 최대 수상 태양광 프로젝트에 고효율의 태양광 모듈 6100여 장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네덜란드는 시작에 불과하다. 내륙에 수면이 많은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도 수상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풍부하다. 석탄화력, 원전 등을 수출하던 나라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수출하는 나라로 변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는 뜻이다.
[울주 = 문지웅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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