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막대한 복구비용 때문" 미 정부 분석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막대한 복구비용 때문" 미 정부 분석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는 "복구 비용을 들이기 보다 차라리 폐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미국 정부가 분석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이 14일 전했다.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사진 모습/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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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통에 따르면 1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만탑상 동쪽의 1번 갱도는 실험 이후 무너져 이미 폐쇄된 상태였고, 2~6차 핵실험을 진행했던 서쪽의 2번 갱도는 지난해 9월 3일 마지막 핵실험 이후 내부 갱도가 아예 파괴됐다고 한다. 당시 6차 핵실험 당시의 규모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졌던 폭탄의 10~20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던 것 중 남쪽의 3번 갱도는 소규모 핵실험용이라 지금처럼 핵 기술이 고도화된 북한 상황에선 쓸모가 없고, 4번 갱도는 아예 (건설)이 시작도 안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오는 23~25일 핵실험장을 폐기하면 핵물질 추출 등 검증작업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차피 사찰할 장소는 한 곳(2번 갱도)이기 때문에 그냥 (나중에) 들어가서 하면 된다"며 "풍계리 사찰은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북한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풍계리 폐쇄 결정을 다시 강조하면서 "우리의 비핵화 의지는 미국, 한국, 중국에게도 모두 전달했으니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며 "실제 우리가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북한이 당초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전문가그룹을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번에 특정 국가 언론에게만 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선 "북한으로선 어차피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서 이 문제가 나올 것이 뻔한 만큼 그 때 사용할 협상카드로 남겨두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주고받기식 '거래'를 할 때의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란 것이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4일(현지시간)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부근에 있던 건물 여러 채가 멸실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갱도에서 야적장으로 이어진 광차(광산용 수레) 이동용 철로도 일부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주요 갱도 입구는 폐쇄되지 않았다고 덧붙혔다.
북미회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은 풍계리 폐쇄 조치 이후에도 북·미정상회담 전까지 아마도 계속해서 뭘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며 "리비아 방식 등 여러 비핵화 방식이 거론되지만 북한은 자기네들이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비핵화) 모델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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