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4총사, 1분기 영업이익 1조 대박!


건설 4총사, 1분기 영업이익 1조 대박!


해외 부실 털어내 실적 개선, 국내 주택사업도 호조세

증권가 예상치 2배 육박

GS건설, 분기 최대 실적거둬…영업이익 작년보다 560%↑

대림산업·삼성물산 등 저평가돼…부동산규제 고려해 투자 판단


   건설로 이어지는 건설업종 `사총사`가 올해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적 발표 전 증권사들이 예상한 추정치(컨센서스)의 2배에 달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그동안 건설사 실적을 깎아 먹던 해외 플랜트에서 예상 밖의 수익이 나타났고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이 기대 이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건설사들이 직원 수를 늘릴 정도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데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장기 수혜가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올 1분기 실적이 일회성 이익 증가에 따른 `착시현상`이고 부동산 규제가 여전해 당분간 실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건설 등 8곳의 건설사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8곳 중에서 실적 발표 전 컨센서스 대비 10% 이상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설사는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4곳이다. 당초 증권가 예상은 이들 4곳이 총 5328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봤는데 실제 합산 이익은 1조26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올 1분기에 3898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는데 컨센서스의 3배가 넘는 수치(275.5%)다. 4월에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에 가장 높은 괴리율을 보였다. 괴리율이 양(+)의 값을 가졌다는 것은 예상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는 뜻이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560.8% 급증했다.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예상이 빗나간 가장 큰 요인은 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장 2~3곳에서 1800억원의 공사비를 갑작스레 돌려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해외 발주처를 향해 지속적인 클레임(계약 위반에 따른 이의 제기)을 보냈지만 성과는 없었는데 이번에 환입금이 들어온 것이다. 


라빅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에는 악성 수주 물량의 `대명사`다. GS건설은 유가가 최고조에 달하던 2012년, 2조원에 달하는 라빅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후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설계변경과 공사 지연이 나타나고 계약대로 대금을 못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계약기간대로라면 2015년 완공돼야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작년 7월에서야 공사가 끝났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GS건설은 공사 기간 467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다. 작년까지 이 같은 부실 사업장이 종료되면서 올해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플랜트 사업이 정상화되고 국내 주택사업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업종이 오랜만에 `실적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의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2%에 달한다. 작년에는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며 ROE가 -5.2%에 그쳤다. 실적 개선과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는 GS건설의 인력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이 건설사의 직원 수는 7099명으로 2016년 말보다 14.3% 증가했다. 


대림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2450억원)도 컨센서스 대비 86.7%나 높게 나왔다. GS건설처럼 1분기에 국내외 사업장에서 750억원 규모의 공사비가 환입됐다. 또 국내 주택과 토목 사업의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상사, 리조트 패션 등의 사업을 갖고 있지만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요인은 건설 사업 호조 덕분이다. 올 1분기 삼성물산 실적을 보면 매출 면에선 상사가 건설 부문보다 더 많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이익 75.5%가 건설에서 나오는 구조다. 건설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1580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73.6% 늘어났다. 빌딩과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에 18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증권사 예상(1370억원)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16년 4분기에 해외 부실을 대거 털어낸 이후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건설주 주가는 저평가 상태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 수준인데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6.6배, 6.1배에 그친다. 이날 GS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8.2% 올랐다.


 반면 현대건설의 경우 PER가 10배를 넘는 데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2185억원)이 컨센서스보다 7.7% 낮게 나왔지만 같은 날 주가는 26.2% 급등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장기적 호재가 미리 주가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에선 건설사들의 해외 부실 프로젝트가 여전히 남은 데다 부동산 규제라는 악재가 상존해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며 분양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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