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신용융자 사상 최대


주식시장 신용융자 사상 최대


거래대금 코스피·코스닥 동반 증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이나 주식거래활동계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줄면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지칭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신용융자 잔액은 12조1천78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월 20일(10조9천924억원) 연중 최저치를 찍고서 이후 증가세를 보여 남북정상회담을 한주 정도 앞둔 이달 19일엔 사상 처음 12조원을 넘었다.

이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 2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에는 12조1천759억원으로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이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5조9천183억원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20일 6조3천42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25일 6조2천775억원, 26일 6조2천576억원으로 완만하게 줄었다.


이달 주식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동시에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26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6천996억원으로 전월보다 11.6% 늘었고 코스닥시장은 6조5천224억원으로 20.1% 증가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도 26일 현재 2천583만1천945개로 사상 최대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다.


이처럼 최근 신용융자 잔액이 고공행진을 하고 주식 거래가 늘어난 것은 북한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는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며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그러나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완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5월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 재개 기대감 등이 커지고 있는 점은 한반도 평화기조 안착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완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벌써 북한 철도 건설 등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철도, 전기, 가스, 석유관, 시멘트, 토목 등의 남북 경협주부터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상 급등한 종목들도 있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긍정적 유인이 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26일 1천721억원, 27일 1천599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3~26일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이 27일에는 201억원 규모의 '사자'를 나타냈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려면 선언을 넘어서 실행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고 북한의 선언이 과거 여러 차례 번복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북관계 개선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 완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체 요인 중 일부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매경

케이콘텐츠




댓글()